음반시장의 트렌드 #2. 시티팝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시 떠오르는 음반 트렌드가 있다. 바로 시티팝(City Pop)이다.
사실 원래부터 인기 있던 장르이기 때문에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기가 애매할 정도이다.
'최근 몇 년'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 전에는 이 장르를 생소하게 느꼈던 사람들이
이를 인식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점을 말한다. (물론 나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시티팝은 정확히 어떤 음악을 말하는 걸까?
시티팝은 7-80년대 일본 버블경제 시절 유행하던 음악 스타일이다.
팝, 재즈, 디스코 등 다양한 장르가 섞인 음악이기 때문에 시티팝을 한 장르라고 말하기보다는
음악 스타일 중 하나라고 설명하는 게 맞겠다.
시티팝 음악의 특징은 공통적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신나고 한편으로는 아련하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티팝 음악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백예린 - 지켜줄게
https://vibe.naver.com/track/26298200
참고로 커버곡 lalala love song은 사운드 클라우드 YERINB 계정에서 들어볼 수 있다.
dosii - lovememore
https://vibe.naver.com/track/25881333
dosii - 너의궤도
https://vibe.naver.com/track/25881367
정말 나만 알고 싶은 가수이지만 이미 너무 유명한 dosii.
dosii는 혼성그룹이며 이전에 발매된 앨범 '반향'에는 커버곡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음악뿐 아니라 앨범 커버까지 감성을 자극하는 dosii이다.
ADOY - Grace
https://vibe.naver.com/track/17752553
(앨범 커버: 옥승철 작가)
4인조 밴드 ADOY.
내가 처음 접한 그들의 곡 Grace이다. 그들의 음악 중 시티팝 대표곡이 아닐까.
ADOY - Simply
https://vibe.naver.com/track/50304719
최근 앨범 'her'가 발매되었는데
예전부터 항상 핫했고 여전히 핫한 ADOY의 앨범 커버는
옥승철 작가가 계속 해오다가 이번에 새롭게 바뀌었다.
타이틀 Simply가 가진 몽환적인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해 저 삽화를 사용한 것 같다.
유빈 - 숙녀
숙녀는 M/V로 봐야 그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다.
머리스타일부터 의상, 무대까지 모두 7-8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
2011년도에 방영되었던 MBC의 '빛과 그림자'라는 드라마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
지금 찾아보니 그 드라마 역시 7-80년대가 배경이다.
이미 10년 전부터 7080 열풍은 계속 있었구나 느낀다.
김현철, 빛과 소금은 너무 유명하니 생략했다.
한편, 빛과 소금의 '샴푸의 요정'을 커버한 가수들 중에는 지난번 포스팅했던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있다.
소위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하이브에서 4세대 아이돌을 통해
시티팝 음악을 커버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시티팝의 트렌디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곧 LP를 발매하는 건 아닐지 궁금해진다.
기술과 사람들의 감각 속도가 유래 없이 빨라지고 있는 21세기에
사람들이 과거를 추억하며 LP, 카세트테이프 그리고 CD를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과거에 대한 향수? 그러나 지금 시티팝을 향유하는 층의 대다수는 7-80년대를 경험해 본 적 없는 이들이다.
과거의 분위기에 대한 동경일까? 그때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는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알 수 없다.
다만, 나의 생각은 이러하다.
1. 기술을 따라 빠르게 변화하기만을 요구하는 세상에 대한 반발
2. 내 안의 여유를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자각
3. 개성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동경
4. 미화된 과거를 체험하며 나 역시 그 황금기를 함께 겪고 있다는 소속감
등등...
이유가 뭐든 우리는 늘 과거를 동경한다. 지금뿐 아니라 과거에도 그래 왔다.
재밌는 점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관점과는 다르게
몇십 년 뒤 미래 세대는 또다시 우리가 지나온 이 시대를 동경하며
2020년대 문화로 정의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때, 우리는 뭐라고 답할까.
"그때 별거 없었어" 일까 아니면
"그때가 좋았지"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