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을 업신여기지 않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 가치를 알아보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태도 중 하나다. 나비효과처럼 대부분의 결과는 작은 원인으로부터 생겨나니까. 특히나 작은 원인을 빠르게, 초기에 발견하는 것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능력은 아닐 거다. 어떤 것의 원인이 되는 사소한 것을 언제 알아보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크기나 영향력도 달라진다.
사소한 것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나이가 들면서 변했다. 어렸을 땐 눈에 보이는 것, 커다란 원인과 결과물이 더 중요했다. 이후 사소한 것을 보지 못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경험을 통해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사소한 것을 대하는 태도에는 사소한 것에 미안해하거나 감사하는 일, 사소한 것에도 의미를 찾는 일이 있다. 이런 일들은 나에겐 부족하지만 오빠에겐 익숙한 일이기도 하다.
참 닮았지만 다른 우리가 지금껏 큰 싸움 없이 만날 수 있었던 이유는 큰 돌멩이와 모래가 가득 든 통에 오빠의 사소한 것을 대하는 태도라는 '물'이 우리의 빈틈까지 꽉 채웠기 때문이다.
별생각 없이 했던 말들, 행동들, 태도에 의미를 부여하고 또 새로운 의미를 더하고 소소한 것에 감사하고 또 미안해하는 오빠 덕분에 어쩌면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을 나의 인생이 더 꽉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나는 오빠에게 매일 회사나 오빠 지인 관계를 물어보며 오빠와 떨어져 있던 하루를 우리의 대화로 채우려고 하는 반면에 오빠는 나의 일에 대해서는 묻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힘든 일은 입 밖으로 잘 이야기하지 않는 성격 탓에 자연스레 이야기를 안 하게 됐고, 최근에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었는데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있다가 엄청 속상해서 오빠 앞에서 갑자기 펑펑 울어버렸다.
그때 나에게 물어보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 자신의 태도가 잘 못 됐었는지 회고하고 스스로 다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소한 것에 대하는 태도를 또 볼 수 있었다. 그냥 미안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는데 자신이 더 궁금해하지 않았다며 스스로를 꾸짖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웃음도 났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또 완벽히 맞는 사람도 없을 거다. 단지 서로를 어떻게 잘 맞춰나가느냐의 문제만 있을 뿐이다. 오늘도 사소하게 내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 내 말에 귀 기울이고, 관심 가져주는 오빠의 태도에 참 감사하다. 이런 오빠 태도 덕분에 매 순간 오빠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오늘도 내 감정에 사소하게 미안해하고 또 고마워하는 오빠의 매력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