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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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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은 쉽다. 그중에서도 덧셈 뺄셈은 느릴 순 있지만 암기로도 가능할 만큼 단순하고 복잡하지 않다. 만약 우리의 모든 수학 시험이 이 사칙연산으로만 됐다면 세상에서 받는 큰 스트레스 중 하나는 사라지지 않았을까. 사칙연산 외에도 생각하고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면 세상엔 단순하고 쉬운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신호등을 보고 길을 건널지 말지 판단하는 것,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는 것, 정답 여부와 상관없이 O, X 퀴즈에서 O, X 판을 드는 것들.


반면에 단순한 것이 쉽다고 해서 가볍게 생각하거나 편히 여기면 안 된다. 중요하기에 모든 사람이 알아보고 들을 수 있게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지기도 하니까.


또 단순한 것을 예를 들자면 오빠가 있다.


오빠의 마음에는 3가지 버튼이 있다. 배고픔, 더위 그리고 나. 여름을 제외한 평소에는 배고픔 버튼이 제일 많이 작동한다. 시도 때도 없이 이 버튼이 눌려서 옆에서 보면 위에 블랙홀이 있나 싶기도 한데, 유일하게 있는 3가지 버튼 중에 가장 쉽게 눌리는 버튼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여러 관점에서 이해하려 한다.


버튼은 on/off가 아니라 단계별로 눌러진다. 정확히 몇 단계까지 있는지 모르겠지만 대략적으로 5 레벨까지 있는 것 같다. 다행히 지금까지 5 레벨은 본 적 없고 바디 프로필 준비할 때 4 레벨까지는 본 거 같다. 평소에는 2-3 레벨에서 왔다 갔다 한다. 그 정도는 오빠 선에서 컨트롤 가능한 수준이다.


오빠 머리에도 3가지 버튼이 있다. 운동, 영어 그리고 나. 최근에는 영어가 학습 버튼으로 바뀌어서 영어뿐만 아니라 역사, 넓얕지식, 독서로 분야가 확대됐다. 오빠의 머릿속 버튼이 눌릴 때는 오빠의 의견을 200% 존중한다. 평생을 함께 해온 것이고 또 앞으로도 평생 놓지 않을 버튼이기에 오히려 나도 비슷한 카테고리를 만들어 오빠가 버튼이 눌러져 있을 때 나도 누르려한다.


다시 정리를 해봐도 오빠는 참 단순하다. 반대로 복잡하지 않고, 마음이 좁지 않으며, 기준이 아주 넓고, 감정선의 역치가 높으며 속이 훤히 보인다. 그래서 싸울 일이 없다. 나 또한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라 숨기는 감정 없이 솔직한 마음을 나눈다.


나는 참 단순한 오빠가 좋다. 어렵지 않아서 좋고 오빠를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단순해서 좋다. 스트레스가 없고 늘 행복하다.


오늘도 단순한 오빠의 매력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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