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디자인씽킹 전문 회사 와우디랩의 5번째 멤버다. 대표님이 워낙 디자인씽킹으로 유명한 분이라 초반에는 디자인씽킹 교육 컨설팅 회사만 차렸을 뿐인데, 지인을 통해 끊임없이 일이 들어왔다. 이걸 창업 버프라고 하던가.
지인 장사는 1년을 못 간다는 말이 있다. 다행히 어느 회사보다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하고 있고 대표님의 역량과 전문성이 남달랐기 때문에 지인들의 시작으로 점차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입소문이 났고, 홍보나 마케팅 비용 1원도 쓰지 않고도 회사는 끊임없이 성장했다. 그리고 개인 사업자에서 법인으로 바꾼 첫 해, 2019년엔 10억이라는 매출을 찍었다.
기쁨도 잠시,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시기인 2년 차가 되던 2020년.
코로나가 터졌고, 오프라인에서 교육하고 워크숍 하던 우리에겐 엄청난 타격이었다. 다행히 유연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일하는 방식에 따라 코로나가 터지자 말자 전사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원활한 재택근무를 위해 새로운 협업 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Teams(팀즈)를 도입했다. 이 협업 툴을 하나 정하는 것도 다양한 선택지를 비교하며 와우디자이너들이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으로 최대한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검토했다.
그 결과 재무, 회계, 인사 서류를 처리하기 위한 네이버의 워크플레이스 툴을 같이 쓰게 되었고, 지금은 팀즈를 활용해 매일 미팅하고, 일하고, 협업하며, 서류 처리에 '꼭' 필요한 문서만 작성하고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인사 관리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2020년 1월 코로나가 터진 이후 2021년 7월 현재까지 중간에 잠깐 1.5단계로 하향 조정됐던 2-3주를 제외하곤 주 5일 재택근무를 하며 더 크게 성장하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협업 툴을 효율적으로 잘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 재택근무를 잘 도입해서 잘 협업한 건 알겠어.
오프라인에서 교육, 워크숍, 컨설팅하는 회사가
코로나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고 기존보다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거야?
와우디랩은 일하는 방식을 디자인하는 회사고, 우리는 실제로 디자인씽킹을 활용해 일한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 디자인씽킹에서 말하는 빠르고 싸게 실패하는 마인드셋, 끊임없이 도전하는 마인드셋으로 일하기 때문에 코시국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견할 수 있었고, 위기를 기회삼아 더 도약할 수 있었다. 만약 이런 일하는 방식과 마인드셋이 없었다면 진짜 우리 회사는 코시국에 못 이겨 문을 닫았을지도 모른다.
2020년 상반기에 잡혀있던 모든 오프라인 교육이 취소되고 보류됐다. 이때 우리의 상황을 탓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어떻게 온라인에서 오프라인만큼 상호작용을 하고 친근감을 느끼며 오프라인만큼의 교육 효과를 느끼게 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와우디랩은 디자인씽킹 이론만 전달하는 워크숍이 아니라 이론을 습득하고 체내화 할 수 있도록 매 이론 수업마다 실습을 포함하고 있다. 만약 이론만 전달하는 교육 워크숍이었다면 VOD 영상이나 온라인 강의 플랫폼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르치는 방법은 이론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도록 간단하고 재밌는 실습을 해야 한다. 따라서 상호작용이 필수인 교육 워크숍이었다.
이때 우리가 처음으로 시도했던 방법은 'zoom'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고 공동 작업이 가능한 '구글 프레젠테이션'이나 '구글 엑셀' 등으로 함께 작업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가능케 되기 위해선 공동 작업이 가능한 문서가 학습지처럼 미리 디자인되어 템플릿이 만들어져야 했다.
처음엔 이걸 실험하기 위해서 각 와우디자이너들이 관심있는, 알려주고 싶은 주제를 랜덤으로 선정해서 서로에게 강의하고 실습하는 1차 테스트를 거쳤으며, 여러 테스트를 거치며 디벨롭된 템플릿으로 실제 워크숍이 가능할 수 있도록 '공교육 교사들을 위한 온라인 상호작용 콘텐츠'를 무료로 열기도 했다. 거의 200명 가까운 선생님이 참여해주셨고, 실제로 수업에도 도움이 많이 됐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여기서도 더 디밸롭 되기 위한 피드백을 놓치지 않았으며 2달이 지난 4월에는 기존에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던 기업 워크숍을 성공적인 온라인 워크숍으로 론칭했다. 이 과정에는 끊임없는 테스트와 피드백, 그리고 개선이 이루어졌으며 이 과정을 통해 와우디랩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생겼다.
결과가 너무 드라마틱해서 어려움이 있었던 게 맞나? 싶지만 2020년 상반기엔 실제로 6개월 중 몇 달은 매출이 0원이었던 적도 있었다. 다행히 2019년 첫 해가 흑자였기 때문에 상반기에 재정이 어렵진 않았으나, 하반기에 위기가 오지 않도록 상반기에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실험을 했다.
덕분에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디자인씽킹 교육, 컨설팅도 와우디랩이 1인자가 되며 최근에는 서울에 있는 좋은 교육들을 접하고 싶으나 거리상, 비용상의 이유로 요청하기 어려웠던 지방에 있는 분들이 연락을 많이 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와우디랩이 스스로 연구하고 발전하고 있는 콘텐츠들을 교육하고 있다.
최근 다시 서울, 경기권 코로나 단계가 4단계로 올라가며 전사 재택으로 변경됐다는 뉴스를 봤다. 와우디랩은 여전히 기존과 별다르지 않게 매일 하던 업무를 하고 이동시간만 4시간이 걸리던 순천 프로젝트도 온라인 미팅으로 하며 디지털 노마드 시대에 걸맞은 일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코로나가 언제 물러갈지 알 순 없으나, 언젠가 물러가는 그때, 우리는 다음 멤버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코시절, 그때 라떼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