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회사에 입사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을 꼽으면 첫 번째는 단연 "오늘 하루 어땠어?"라는 질문이다.
정말 단순하고, 가볍고, 누구에게나 듣고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지만, 어떤 일의 끝에, 하루의 끝에 회사에서 대표님에게 이 질문을 받는다는 건 정말 새로웠고 가히 충격적이었다.
과거 경험에 의하면 바로 옆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도 내가 하루 동안 어떤 일을 했고, 일을 하면서 어떤 힘든 점과 고민이 있었는지, 일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거나 깨달은 점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지 않았는데, 회사 대표님이 그것도 매일 나에게 관심의 질문을 주시다니!!!
글로 이 질문을 접하는 사람들에겐 '가식'이나 '판단' 혹은 '테스트'를 위한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 질문을 처음에 받고, 끊임없이 매일 받으면서 느꼈던 나의 느낌은 '진심'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대표님 뿐만 아니라 모든 멤버들이 회의나 미팅, 일이 끝나고 나면 꼭 '회고와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었다. 심지어 성찰을 위한 시간을 따로 준비하고 그 시간을 정말 중요히 여긴다.
반면 진심으로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질문해주는 것은 좋으나, 평소에 "오늘은 어땠어?", "오늘은 어떤 배움이 있었어?"라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드물기 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학교에서 시험을 치듯, 여기서도 정해진 '정답'을 말해야 하는 걸까?' 혼자 고민했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입사 며칠 뒤 또 질문 공격이 올 것을 예상하고 어떤 일이든, 미팅이든 최고의 집중력으로 성찰 시간에 이야기할 거리를 찾아 머리를 굴렸다. 뭐든 말해야 할 것만 같았고, 내가 '이 만큼' 큰 배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으니까. 과연 머리를 열심히 굴려가며 애써 짜냈던 인사이트와 배움이 진짜 배움이긴 했을까? 부끄럽긴 하지만 그 모든 경험과 태도들이 지금 내가 일하는 방식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찰 질문엔 정해진 '답'이 없다.
배움의 즐거움은 나누는 것에 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찰 질문은 순수하게 그 사람의 생각과 배움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나오는 질문이다. 성찰 질문을 통해 서로가 '어디까지' 이해했는지 알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하고, 각자가 배운 점, 인사이트를 나누면 또 예상치 못한 새로운 배움이 되곤 했으니까.
입사하고 1년 차까지는 여전히 배움을 위한 성찰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3년 차가 됐고, 내가 생각하는 성찰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바로 자신의 성장을 위한 것이다.
'일 하는데 왜 성찰이 필요할까?, 왜 일의 끝엔 질문으로 서로의 생각을 다시 물어볼까?'
일을 할 때도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시작하지만, 목적이 명확하다고 해서, 정의가 잘 내려졌다고 해서 모든 방향이 잘 흘러가는 건 아니다. 모호함과 명확함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잘' 헤맸고, '잘' 도달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필요하다. 목적과 결과가 일치하는 지도 봐야 하고, 결과물이 최선인지도 한 번 더 확인할 방법이 필요하다. 100% 완벽한 결과물은 없더라도, 100%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태도는 필요하니까.
"오늘 회의하고 나니 어땠어요?", "오늘 하루 일 하면서 어땠어요?"
이제 이 질문은 누군가의 배움을 얻고자 하는 질문을 넘어서서, 스스로가 자신을 되돌아보고 더 성장할 지점은 없는지, 보완할 지점은 없는지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질문이 된다. 아주 작고 사소한 질문이지만 이 질문의 힘은 강력하다. 그 힘의 파워를 느끼고 싶다면 오늘 당장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해보자.
"오늘 하루 어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