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일하는 멤버들 당신 말이야.
벌써 브랜딩랩에서 일한 지 2년 하고도 2주가 지났다. 입사 초반에는 프로젝트 매니징, 해커톤 기획 및 운영,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도맡아 했지만 올해 1월부터는 브랜딩랩 팀장을 맡으며 내부 브랜딩, 외부 브랜딩에 힘을 쏟고 있다. 기존에 내가 했던 일은 퍼포머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의 일이었다면 브랜드 마케터는 기존에 했던 일과는 완전 다른 일이었고 생소하고도 어려운 일이었다. 무작정 힘 쏟는 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엔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레퍼런스를 찾았고, 책을 읽었으며 외부 강의들을 듣고 퍼스널 브랜딩을 잘하는 마케터를 열심히 파보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어려운 것은, 우리와 같은 일을 하는 업종에서 브랜딩을 잘 한 사례를 찾기 힘들었다. 다른 업종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만의 '특별한'점이 너무 많아서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B2B 기업이지만 B2C를 놓칠 수 없고, 기업이라는 하나의 타겟이 아닌 교육, 사회 등 다양한 타겟이 있다는 것 또한 맥락 잡기가 너무 힘들었다.
좋다. 레퍼런스도 좋고, 따라 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건 우리만의 것을 찾는 거다.
'와우디다움', '와우디스러움'을 찾자.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지만, 열심히 헤매고 부딪혔기 때문에 지금의 결정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완전 똑같은 레퍼런스는 없다. 만약 레퍼런스가 있다 하더라도 '나의 것'이 없으면 적용하기도 힘들다. 그러니 먼저 '우리의 것'을 찾는 것에 집중하자. 그리고 다시 스스로 질문했다.
'우리의 것', '우리다움', '우리스러움'은 뭘까.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 3가지는 '성장 마인드셋', '공동 창조', '사람 중심'이다. 이 3가지 키워드가 우리를 대변하기도 하지만 내가 브랜딩을 시작할 때 가장 첫 번째로 잡은 키워드는 '사람 중심'이다. 기업에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 중심'은 뭘까? 바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외부에 우리 회사를 알리고 브랜딩 하기 전에, 우리 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멤버 한 명 한 명을 집중하기로 했다. 와우디랩은 와우디자이너(멤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우리의 조직 문화도 사람으로부터 나오고, 우리가 일하는 방식, 과정, 결과물 모두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결국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을 재조명하고 그들을 브랜딩하고 알리는 것이 우리 회사를 알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회사를 알리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쓰지 않고 와우디자이너 한 사람씩 인터뷰를 해 블로그에 올렸다. 회사 안에서의 페르소나와, 회사 밖의 페르소나를 철저히 분리하며 혹은 동일시하며 우리 회사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는지, 일을 대하는 자세, 일하는 방식을 물어보며 어쩌면 한 사람의 브랜딩처럼 보이지만 회사를 브랜딩 하며 콘텐츠를 만들었다.
처음 홈페이지를 제작할 때도 People 카테고리, 와우디자이너들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가장 열심히 만들었다. 어쩌면 기업 교육, 컨설팅하는 회사에서 포트폴리오나 프로젝트를 내세우지 않고 왜 일하는 사람을 내세우냐 질문할 수 있는데, 우리는 결과물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공동 창조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 기업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이 이곳에서 일하는지, 만약 프로젝트를 같이 한다면 누구와 같이 협업하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일하는 방식을 디자인하는 회사고, 우리의 일하는 방식이 곧 결과물을 만들어 낼 일하는 방식이 될 테니까.
어쩌면 대표님의 명성으로 이미 많은 기업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고 있어서 외부에 대한 홍보 마케팅에 대한 부담이 없었고, 대표님으로부터 실적 압박이 없었기 때문에 본질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사실이다. 만약 당장 실적이 필요했다면 나도 깊은 본질을 보기보다 당장 눈앞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지 않았을까?
이런 맥락에서 늘 나를 믿고 지지해준 대표님께 감사하다. 또 내가 와우디자이너를 집중하는 콘텐츠를 만든다고 했을 때, 정말 좋다며 큰 칭찬을 해주신 것도 감사하다. 나를 칭찬해줘서 감사하다기보다 와우디자이너를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대표님의 마인드도 좋고, 대표님 또한 나와 같은 마음으로 와우디자이너가 곧 와우디랩이라고 생각한 것도 감사하다. 어느 대표가 회사 실적과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멤버에게 집중하는 것을 흔쾌히 승낙하겠냐 말이다.
지금 당장은 큰 수확이 없어 보이지만 우리는 기반을 차근차근 쌓고 있고, 그 중심에는 와우디자이너들이 있다. 진짜 회사의 핵심 가치대로 일을 하고, 그 핵심 가치대로 기준을 잡고 일할 수 있음에 행복하다. 앞으로도 우리가 직접 논의하고 정한 미션과 핵심가치에 따라 우리 회사를 브랜딩해 나갈 것이다. 물론 지금도 -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