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개인 프로필 채우는 과제를 주셨던데 그 목적이 무엇인가요? 혹시 목적을 적어놓은 글이 있을까요?" 동료가 물었다. 아차 싶었다. 회사 홈페이지에 직원 프로필을 올리는 일은 '어느 회사든 올라가는 직원 프로필'이라 생각하고 우리만의 목적을 생각하고 미리 나누는 것을 깜빡했다.
여기서 2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 우리 회사는 너무 당연하거나 작은 일이라도 우리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멤버들에게 목적을 선물해주기 위해 다시 한 번 그 목적을 고민한다.
전사 재택근무로 바뀐지 2년차다. 모든 업무를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보니 협업 업무 시간과 개인 업무 시간을 구분해야 했다. 또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구성해 다양한 멤버와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하다보니, 효율적인 협업을 위한 그라운드 룰과 협업의 목적이 명확히 필요했다.
전 직장에서는 일단 미팅을 했다. 대부분 미팅을 주최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었고, 구성원들의 큰 참여없이 역할을 나누며 마무리가 됐다. 과연 내가 했던 과거의 미팅들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만약 목적을 다시 생각해본다면, 100개의 미팅은 10개로도 충분했을거란 생각이 든다.
우리 회사에서는 30분 단위로 미팅을 잡게 되는데, 정말 중요하거나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게 아니라면 최소 30분에서 최대 1시간으로 미팅을 끝낸다. 먼저 미팅을 요청할 때 미팅의 목적과 아젠다를 보내고, 미리 고민해와야 할 것이 있다면 질문도 함께 보낸다.
미팅을 시작하면 미팅을 주최한 사람이 미팅의 목적을 한 번 더 설명하고 기대하는 결과물을 공유한다. 미리 정해진 아젠다에 따라 진행되며 미리 고민해온 답변으로 빠르고 명확하게 미팅을 마친다. 역할이 필요하다면 업무가 여유로운 사람, 자진해서 하고 싶은 사람, 기존에 경험이 있어서 빠르게 할 수 있는 사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역할을 나누며 한 사람에게 몰리지 않도록 서로가 서로를 배려한다.
미팅 뿐만이 아니다. 고객사에게 프로젝트를 의뢰 받았을 때, 내부 교육을 할 때, 대표님이나 동료들이 서로 업무를 요청할 때 등 모든 일에 목적을 명확하게 한다. 만약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함께 명확한 목적을 고민하고, 목적이 분명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을 때는 거절하거나 일을 취소하기도 한다.
두 번째, 멤버들 서로가 서로에게 목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왜"를 끊임 없이 질문한다.
결코 주어진 일을 하기 싫다는 게으름이나 거절의 의미가 아니고, 기존에 있었던 목적 외에도 또 다른 목적이 없는지 함께 찾아주는 것이다. 여기서 목적은 자신이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스스로 묻고 동기부여 하기 위한 질문이기도 하다.
주어진 일이기 때문에 주어진 대로만 일하지 않는다. A라는 목적이 명확하게 있더라도 나만의 B의 목적을 찾는다. 기대하는 C의 결과물 외에 예상치 못한 D의 결과물을 얻기 위함이다.
이렇게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서로 목적을 묻는 것이 생활화가 되어 있더라도 업무가 과중되고 가끔 당연하게 생각하는 업무들은 "왜"라는 질문을 까먹기도 한다. 그때 내가 발견하지 못한 점을 동료가 질문으로 함께 발견해준다.
대표님의 마인드셋을 닮은 멋진 동료들이 함께 협업하기 때문에 오늘도 일이 즐겁고, 퇴근이 행복하다. 내일은 또 어떤 재밌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멋진 질문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