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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진 Nov 23. 2021

직무 전환


가끔은 우주 어딘가에 나 사용설명서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혹은 내 인생 가이드 같은 것들 말이다. 만약 사용설명서든 가이드든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면 내가 순간마다 선택을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허무할까. 만약 존재하고 있지 않다면 내가 순간마다 선택을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어마 무시할까.


답이 정해져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은 정말이지 천지차이다. 지금 나에게 답은 없다. 그래서 이 순간 최선을 다해 몰입하고 내 인생의 전부인 마냥 달려가곤 하지만, 공허하다.


정말 이 길이 나의 길일까? 아직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호기심 혹은 미련 따위일까? 우주가 나를 어느 곳으로 인도하는 걸까?


오늘도 갈림길에 서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내 안에 있는 기준뿐이다. 마음에서 외치는 그 소리를 따라 현재 직무를 내려놓고 다른 직무로 떠날 채비를 한다.



새로운 것은 늘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줬다. 끊임없이 새로운 걸 원했고, 새로운 것이어야만 자극을 받기도 했다.


누군가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고 어려워하지만 나에겐 너무나 쉽고 간단한 일이었기 때문에 언젠가부터 새롭다는 것 자체에 질려버렸다.


언제까지 새로운 것만 찾을 거야. 이제 진짜 내 것을 찾아 정착해야지. 넓게 퍼트리는 거 말고 좁고 깊고 단단하게 박히는 거 말이다. 나에겐 여전히 어려운 일이고 낯설지만 한 번 두 번 경험하다 보니 어딘가에 정착한다는 건 꽤 안정감을 준다.


만약 이런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걸 평생 못 느꼈다면 또 다른 재미와 경험을 하지 못했을 거다. 결국은 직무의 전환이든. 인생을 대하는 태도와 태세의 전환이든 양극의 경험을 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 나의 선택에 충분한 근거가 되고 내가 ‘진짜’ 원하는 내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행착오의 길이기도 하니까.


두려워말고 일단 도전해보자, 반대의 일도 해보고, 아닐 것 같은 일도 시작해보고, 이미 알 것 같은 일도 한 번 더 경험해보자. 나에게 많은 레퍼런스가 쌓이는 일은 더 명확하고 확실한 선택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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