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에서 바버로, 바버에서 디자이너로 이직을 한 오빠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안쓰러울 때가 있다. 그중 하나가 식사를 제때 챙겨 먹지 못한다는 것. 아침부터 고기로 든든히 채우고 점심은 어떻게든 짬을 내서 먹더라도 저녁은 집에 돌아올 때까지 먹을 수가 없다. 특히나 요즘은 오빠 퇴근시간에 맞춰 함께 헬스장을 가다 보니 운동하기 전에 편의점에서 먹는 저녁이 끝이다.
이런 오빠를 생각하며 오늘 산책 중에 타코야키 14알을 샀다. 나도 저녁을 제대로 못 먹은 상황이라 집으로 부리나케 돌아와 5알을 먹었고 너무 맛있고 더 먹고 싶었지만 배고파할 오빠를 생각하며 9알을 남겨뒀다. 운동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타코야키를 발견한 오빠. 일부러 놀라게 해 주려고 말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눈이 엄청 커지며 입이 귀에 걸렸다. 음식이 무엇이든 간에, 양이 얼마나 있든 간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먹는 것'에 해맑은 미소를 보여주는 오빠. 그런 오빠가 남은 타코야키를 다 먹지 않고 3알을 또 남겼다.
이유를 물어보니 많이 못 먹었을 나를 위해, 아침에 배고플 때 먹으라는 것이다. 음식이면 환장하는 사람이 또 나를 위해 음식을 남겨두다니. 이건 찐 사랑이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작은 것도 나눌 줄 알고, 받는 것만큼 나눠주는 것의 중요함을 아는 오빠의 매력에 오늘도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