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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진 Aug 09. 2023

우리 가족의 든든한 주춧돌

오빠가 이직에 성공하면서 출근시간이 1시간 빨라졌다. 매일 아침 산책하던 루틴도, 함께 여유롭게 음악 들으며 밥 먹고 대화하던 시간도 모두 사라진 것. 평소에 로건이가 밤 7-8시에 잠든 후 밤 10시는 넘어야 오빠가 귀가하기 때문에 사실상 6시 기상 시간부터 8시 출근 시간까지 딱 2시간만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다.


로건이가 신생아일 때부터 지금까지 스스로 꼭 지키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아침 시간을 온전히 아빠와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사실 말이 배려지, 오빠의 입장에선 육아는 일의 연장선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늘 로건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것에 대해 감사해한다. 물론 처음엔 힘들었다고 말하지만 짧지만 함께했던 시간 덕분에 로건이를 매일 더 사랑할 수 있었고, 나를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로건이와 더 친밀한 애착을 쌓을 수 있었다고. 


어느 누군가는 똑같은 상황에 '나도 좀 쉬자', '나도 일하고 와서 힘들어', '피곤한데 조금만 더 자면 안 될까?'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오빠는 늘 피곤함을 이겨내고 일어나서 로건이를 꼭 안아주며 사랑을 속삭인다. 이후 몸놀이도 하고 기저귀를 갈고, 아침 분유도 먹인다. 그런 아빠 마음을 로건이도 느낀 걸까. 


아빠와 함께하는 2시간, 수면 10시간을 제외하고 엄마와 12시간을 함께하면서도 아빠에게 안기고 싶어 하고, 아빠와 놀 때 가장 해맑다. 엄마로서 조금 서운하긴 하지만 오히려 아빠와 애착이 잘 형성된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많은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아빠 육아가 아이의 애착과 사회성, 발달에 정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오빠의 피곤함과 맞바꾼 로건이의 아빠 사랑. 옆에서 지켜보며 늘 흐뭇한 마음이 든다. 힘든 와중에도 늘 가정을 먼저 생각하고 든든한 주춧돌이 되어주는 오빠의 매력에 오늘도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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