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평생 처음으로 식단 다이어트를 했다. 큰 계기가 있었고 큰 결심을 해서인지 3끼 식단 먹는 게 쉽지 않았지만 곧 잘했고 아무런 불평 없이 잘 먹고 있었다. 취업을 위해 오픽 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취준이었던 나는 하루 종일 영어 공부에만 매달렸다. 그때는 딱 2가지, 다이어트와 영어 생각뿐이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짝꿍이 생겼고, 우리는 외국에 살다 온 경험과 취준이라는 상황, AL을 받겠다는 목표가 같다는 이유로 공부 메이트가 되어 하루종일 카페에서 함께 공부했다.
오픽 공부 시작한 지 3일째 되던 날, 여느때와 같이 짝궁과 점심을 먹고 영어 공부하러 카페에 갔다. 어제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처음으로 같은 테이블에 앉았고, 스몰토크로 시작한 대화가 몇시간 째 끊이지않더니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은채 저녁까지 먹게 됐다.
대구에서 나름 파스타, 피자로 유명한 피제리아에 갔고, 다이어트 중인 나는 자연스럽게 도시락을 꺼냈고 짝궁은 소고기 샐러드를 주문했다. 짝궁도 운동하고 식단을 하니 맛있는 음식을 뒤로 한 채, 샐러드를 먹나 보다 했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문득 궁금해졌다. 짝궁이 왜 샐러드를 먹었을까. 그리곤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물었다.
상대방에게 맞춰 먹는 걸 좋아한다는 사람.
정말 샐러드를 좋아한다고 했지만, 나를 위한 배려심에 반했다. 이 아주 작고 사소한 마음에 내 마음이 눈 녹듯이 녹았고, 짝궁이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떡잎부터 다른 사람이 있다. 오빠가 그랬다.
모레노 빙하만큼이나 단단하게 얼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내 마음을 한 번에 녹여버린 오빠의 매력에 오늘도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