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한 흔적

by 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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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에겐 참 미안하지만 오빠와의 사랑을 시작할 즈음 지난 과거의 흔적이 조금 남아있을 때가 있었다. 시간이 해결해주지만 또 쉽게 없어지지 않는 상처가 그 흔적이다. 슬프게도 상처의 깊이는 얕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아픔의 흔적이 드러나곤 했다. 흔적의 모습은 상대방의 사랑을 재차 확인하고 이 사람이 내 곁을 떠나진 않을까 불안한 마음으로 드러났다. 행복이 클수록 아픔도 크다는 말을 경험해봤기에 잠깐 만났지만 오빠가 너무 좋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은 사랑에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불안함도 함께 커져갔다.


불안함은 끊임없는 질문으로 나타났는데 하루에 적게는 한 번 많게는 5번 이상이나 물었던 것 같다.


나를 사랑하는지,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이런 질문을 하는 나 자신이 싫기도 하고 계속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에 스스로 속상하고 슬프기도 했다.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성장한 다곤 하지만 꼭 이런 상처가 남는 사랑을 했어야 했을까. 과거의 나 자신을 탓하기도 하고 과거의 상대방을 미워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마음이 힘들고 괴로워할 때마다 오빠는 한결같이 웃으면서, 바보 같은 질문에 매번 다른 대답을 해주었다.


오늘은 나를 사랑하는 이유가 (1)이라면 내일은 (2) 이유이고 다음 날은 (3) 이유라며,,, (지금은 그 사소한 대답들이 생각나지 않아 속상하지만) 항상 다른 대답을 해주려 애쓰던 오빠에게 감사하다. 단 한 번도 화내거나 속상해하거나 싫은 티 내지 않고 휘몰아치는 파도를 잠재우듯 항상 내 곁에서 나에게 사랑을 속삭여준 오빠에게 또 감사하다.


지금은 과거의 내 흔적이 무엇이었는지 생각도 안 날 만큼 오빠 덕분에 모든 상처가 치유가 됐다. 오빠의 모든 말과 행동이 신뢰가 가고 어느 순간부터는 바보 같은 질문도 하지 않게 됐다. 내가 인지하지 못할 만큼 오빠의 사랑이 내게로 스며들어 모든 게 치유된 거다. 이게 진정한 사랑의 힘이 아닐까.


과거의 나는 바보 같은 사람도 아니고, 외로움을 느껴 외도하는 사람도 아니며 애정결핍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도 아니고, 무작정 불신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단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고 신뢰를 주는 한 사람이 없었던 거다.


나의 상처를 보며 과거의 흔적이 느껴져서 속상했을 텐데 단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항상 사랑을 확인해주고 믿고 사랑해준 오빠의 진정한 사랑의 매력에 오늘 하루도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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