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의 마지막 희망
욥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센트럴 파크에 도착했다.
그의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가 격렬하게 빛나며 한 지점을 가리켰다.
짙은 안갯속, 나무들 사이로 웅크린 실루엣 하나, 그녀였다.
그의 아내.
그녀는 축복이 가득하던 고향의 옷 대신,
이 도시의 차갑고 얇은 천으로 된 옷을 입고 있었다.
잔인한 뉴욕의 바람이 그녀의 어깨를 떨게 했다.
“여보! 여보! 내가 왔소!”
욥은 절박하게 외쳤다.
아내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그 눈에는 예전의 사랑 대신, 공포와 원망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
그림자처럼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욥의 심장이 멎었다.
그는 빌닷이었다.
며칠 전 타임스 스퀘어에서 ‘좋아요’를 구걸하던 폐인의 모습은 없었다.
대신 그는 따뜻한 커피 잔을 들고 있었고,
그 외투를 아내의 어깨에 덮어주고 있었다.
아내는 빌닷의 품에 기대 욥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여기에 왜 왔어요?
우리를 찾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 말은 칼날처럼 욥의 가슴을 찔렀다.
친구의 타락보다 더 깊은 절망
이제 사탄은 욥의 사랑마저 파괴하고 있었다.
빌닷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얼굴에는 절망 대신, 냉소적인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욥, 자네는 아직도 그 고집스러운 믿음으로
이 도시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 도시는 마나의 논리로 움직이지.
그리고 내가 깨달은 마나는… 바로 ‘사랑’일세.”
그는 아내의 손을 잡았다.
“자네의 아내는 자네의 믿음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살아갈 이유를 주었네.
우리는 서로의 고통 속에서 새로운 마나의 의미를 찾았어.
이것이 이 도시의 진짜 마나일세.”
그의 말은 배신의 마법처럼 욥의 영혼을 찢어놓았다.
아내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미안해요, 욥…
하지만 나는 당신의 그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어요.
당신이 신을 원망하지 않을 때,
나는 신을 원망했고… 당신을 원망했어요.
이제는 당신 곁에 있을 수 없어요.”
그녀의 말은, 그 어떤 재앙보다 깊은 상처를 남겼다.
자녀의 죽음도, 재산의 파멸도 견딜 수 있었지만…
사랑의 붕괴는 그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욥은 무릎을 꿇었다.
모든 것이 사라졌다.
재산, 자녀, 친구들, 그리고 이제는 아내까지.
사탄의 저주는 완벽했다.
“어째서… 어째서 나에게만 이런 일이!”
그의 절규가 텅 빈 센트럴 파크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도시의 마나와 섞여 거대한 파동이 되었다.
그의 내면에서 분노와 절망이 폭발하며,
마나의 폭풍이 일었다.
이제 욥은 신에게 버림받은 전사였다.
모든 것을 잃고, 모든 것을 본 자.
그의 눈에 처음으로 사탄의 진짜 얼굴이 비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