❻ 심연 속 도시, 마나의 덫

한 조각의 빵, 한 조각의 기억

by 애니유칸
욥은 배고픔과 갈증을 느꼈다.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손에 음료수와 음식을 들고 있었다.


그는 그들에게 도움을 청해 봤지만, 그의 목소리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은 듯했다. 그는 마치 투명 인간이 된 것 같았다. 사람들은 바쁜 발걸음으로 그를 지나쳐갔다.


그 순간, 욥의 눈에 길거리 노점상 선반 위에 놓인 빵 한 조각이 들어왔다. 그는 멈칫했다. 자신의 손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양심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하지만 배고픔과 갈증은 그의 양심을 잠식해 들어왔다. 욥은 그의 아내와 친구들이 겪었던 절망이 바로 이런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욥은 떨리는 손으로 그 빵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손이 빵에 닿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거기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욥은 굳은 채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를 노려보는 것은 체구가 거대한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의 눈에는 분노와 함께 묘한 조롱의 빛이 서려 있었다. 욥은 그의 눈빛에서 사탄의 그림자를 감지했다.


그는 욥에게 기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 손에는 욥이 그토록 갈망하던 종잇조각(지폐) 뭉치가 들려 있었다.


“나와 거래를 하지 않겠나?”


욥은 손을 내민 거대한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욥의 불안과 배고픔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당신은 누구신지요? 내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욥의 목소리가 떨렸다.


남자는 지폐 뭉치를 흔들며 말했다.

“이 도시에서는 모든 것이 거래로 움직이지. 음식, 잠자리, 안전… 모든 걸 줄 수 있어. 단, 대가가 필요하네.”


그는 욥의 손목을 가리켰다. 욥은 자신도 모르게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스마트워치 화면에는 여전히 잔액 0.00달러가 찍혀 있었다.

남자가 말했다.

“이곳은 잔액 없는 자를 투명 인간처럼 취급하지, 자네는 이제 시련을 통과할 자격도 없어.”


침묵 속에서 욥은 남자의 눈에서 사탄의 그림자를 보았다. 단순한 인간이 아니었다. 뉴욕에 심어둔 사탄의 대리인임이 분명했다.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욥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남자가 빵 한 조각을 들었다.

“이 빵을 얻고 싶다면, 자네의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내게 주게.”


“그게 무슨 말이오…”

“자네는 과거에 너무 얽매여 있네. 그 기억은 이제 이 도시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네. 자네가 가진 찬란한 추억 하나… 자녀들이 웃던 날의 기억을 주게. 그럼 이 빵과 앞으로 필요한 모든 마나를 얻을 수 있을 걸세.”


배고픔과 생존 본능, 그리고 아이들과의 소중한 기억을 팔아야 하는 윤리적 충돌로 욥의 눈동자는 흔들였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고개를 숙였다. 자녀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웃음소리, 그리고 그 따스한 온기까지 …


“아 ~ 어떻게 팔 수 있을까?”

욥은 하늘을 보며 탄식했다


“가장 찬란한 축복을 파괴하는 것… 그것이 나의 계획이다.”

귓가에 사탄의 음성이 속삭였다.


결국 욥은 빵을 손으로 잡았다. 손이 닿는 순간, 자녀들의 웃던 기억이 빠르게 흐려졌다. 머리를 누르던 고통은 사라졌지만, 빈자리에는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만 남았다.


남자는 미소 지었다.

“좋은 거래였네. 환영하네, ‘마나의 덫’에 걸려든 첫 번째 남자여.”


그는 한 걸음 물러섰다. 욥은 빵을 움켜쥐고 털썩 주저앉았다. 자신이 무엇을 팔았는지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