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ongKong)
홍콩(HongKong)은 참 멋진 도시다.
아름다운 야경은 말할 것도 없고, 맛있고 다양한 음식들을 먹으러 다니기에만도 일정이 빠듯한 곳이다. 쇼핑에는 별 흥미가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여러모로 무척 매력적인 도시였다.
사실 나는 홍콩보다는 같이 묶어 항상 함께 다녀왔던 마카오(Macau)가 조금 더 매력적이었지만.
중국으로 반환된 후에도 다녀오긴 했지만, 중국이 홍콩의 정치, 경제 체제를 50년간 유지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면서 많은 변화를 겪는 것을 보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선뜻 다시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에서 비교적 쉽게 갈 수 있고 다양한 매력이 있는 도시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의 두 번째 홍콩 여행은 엄마와 함께였다.
처음 다녀오고 나서 여자들끼리 여행하기에도 부담 없는 곳이고, 교통도 편리하고, 볼거리도 많고 맛난 음식도 많은 이곳을 엄마와 다시 오고 싶었다. 물론 마카오도 함께 다녀오고.
숙소는 그전에 묵었던 곳이었는데 홍콩 중심에 있는 구룡반도(Kowloon Peninsula)의 침사추이에 위치해 있는 호텔이었다. 이 숙소가 좋았던 점은 서비스도 훌륭하고, 멋진 호텔이어서도 있지만 무엇보다 홍콩 야경을 즐기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 좋은 위치인 점도 있었다. 게다가 전에 왔을 때도 즐겨 찾았던 슈퍼마켓이 호텔 가까이에 있었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 재래시장이나 로컬 슈퍼마켓을 즐겨 구경하는 우리 모녀의 취향에 딱 맞는 곳이었다.
여행 첫날 일정을 마친 후부터 매일같이 방앗간처럼 드나들며 과일이나 와인, 맥주, 우유 등을 쇼핑(?)하고, 신기한 과자들도 구경하고, 여행 때면 늘 변비가 오는 엄마를 위한 요구르트도 쟁여둘 수 있었다.
직전 여행에서의 경험을 살려 여행 전에 일부러 휴대용 장바구니를 챙겨갔다. 심지어 그 슈퍼에서 샀던 장바구니이다. 쇼핑을 하고 계산을 하고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는데, 계산원이 슬쩍 보더니 잔돈과 함께 조그만 스티커를 2장 내민다.
어? 이거 뭔데? 뒷사람도 있고 얼른 비켜줘야 할 것 같아서 일단 챙겨서 호텔에서 보며 둘이 고민해 본다.
"얘 이거 그거 아니야? 왜 중국집에서 주는 스티커 같은 거. 많이 모으면 탕수육 주고 그러는 거."
"엉 그걸 왜 날 줘?"
자연스럽게 카트를 밀며 장을 보고, 계산을 하고, 미리 준비해 온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는 우리 모습이 현지인 혹은 홍콩에 사는 외국인처럼 보였나 보다.(분명 카운터에서도 한국말로 대화를 했으니.) 순간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와 이런 일은 또 처음이네.
여행기간 내내 정말 매일 갈 때마다 자연스럽게 스티커를 받아왔다. 어떤 날은 1장, 어떤 날은 2장.
받은 스티커들은 마지막 날 체크 아웃하면서 테이블에 두고 왔다. 우리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지만 정말 우리가 생각했던 용도가 맞다면 누군가에게 뭐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기를 바라면서.
여행을 가면 우리는 낯선 곳에서 내게는 익숙한 것들과는 다른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면서 놀라고 즐거워하고 또 행복해한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음식, 풍경, 문화를 즐기러 일부러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여행을 하고 때로는 그 이동마저도 즐긴다. 그런데 그런 먼 곳에서 익숙한 것들을 만나는 경험 또한 참 재미있다. 아 여기도 이런 곳이 있네? 여기 사람들도 이런 걸 먹는구나 혹은 나 홍콩에 사는 것도 아닌데 우리 동네처럼 이런 스티커를 주네 하는 것 같은 반가움. 그것 또한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닐까. 다른 것이든, 같은 것이든 맞닥뜨리고, 경험하는 것. 그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홍콩의 그 슈퍼마켓을 다시 방문해 보고 싶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낯설고 또 익숙한 것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