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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평범 Feb 13. 2024

이번주도 주 4일이다

대체연휴 덕분에 이번 한 주도 버틸 수 있겠다

사진: Unsplash의 Christin Hume








1. 오늘 신규 직원 '대리'가 입사했다. 


마케팅 경력만 7년이라 우리 팀원들 중엔 마케팅 관련 경력이 가장 길다. 이렇게 긴 경력의 경력자를 뽑은 건 우리 팀에서 처음이라 기대가 많이 된다. 


7년 경력자를 보니, 만 5년이 채워지는 올해 안에 나는 이직해야겠다고 생각이 들더라. 7년 경력자에게는 분명 기대하는 것이 높겠지. 그만큼 연봉은 높으려나.


이직하게 되면 나는 이직사유로 무엇을 말해야 할까. "잘 나가는 브랜드에서 일하고 싶었어요."는 너무 솔직한 것 같다. "나를 인정해 주는 회사를 가고 싶었어요."도 이곳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도망간 느낌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경력이 더 차기 전에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었어요."는 어떨까.


점심까지 밥을 같이 먹었는데 아주 활달한 사람은 아니더라. 이곳이, 그리고 밥을 같이 먹는 사람들이 다 익숙한 나는 낯가림 없이 얘기할 주제가 있으면 떠들었다. 그렇다 보니 너무 텐션이 업돼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




2. 지난 목요일에 세팅했던 푸시에 오류가 또 있었다.


어제 집에서 회고를 작성하면서 진짜 안 들어가 보는 공식몰 관리자센터를 들어갔다가 게시글에 남겨진 문의를 보고 오류 하나를 알아차렸다. 


다운로드한 쿠폰 4개 1개가 없다. 분명 오픈한 날에는 정상이었는데 왜 이럴까. 


다운로드를 몇 번 시도하다가 세팅화면으로 가보니 오류 있는 쿠폰 1개의 기한이 이미 지나있었다. 13일까지는 다운이 되어야 하는데 9일에 종료된 것이다. 


우선 빠르게 쿠폰을 생성하고 테스트를 진행한다. 


그리고 9일 오후부터 내가 확인한 12일 오후까지 유입수와 매출을 확인해 보니 아쉽다. 많이 아쉽다. 그래도 연휴 마지막 푸시가 가기 전에 확인했으니 그나마 괜찮다고 위로를 해야 할까.


이 내용을 오늘 아침 주간 회의에서 얘기했다. 이건 담당한 팀원의 실수지만, 오롯이 그 한 사람만의 실수라고 할 수 없다. 함께 확인을 했어야 하는 것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 무사히 이벤트를 마쳤다.


그런데, 다른 브랜드 담당자가 이상한 문의를 받았다. 내가 담당하는 브랜드 어플에서 문의하기를 눌렀는데, 다른 브랜드 카카오톡방이 활성화된 것이다.


문의를 한 고객이 본인도 마케터라면서, 클릭한 루트는 기억이 안 나는데 또 발생하면 알려주겠다고 한다. 이해를 해주시니 착한 고객을 만났다.


내가 얻은 단서는 '브랜드 어플에서'라는 것뿐이다. 문의하기를 눌러보고, 가능성 있을만한 설날 택배 배송 공지의 url도 확인해 보지만 이상이 없다. 이 메뉴, 저 메뉴를 들어가 보다 우연히 앱푸시함을 열어봤는데 오늘 오후에 발송됐던 푸시 랜딩이 안 된다. 


이건가? 하지만 들어가지지가 않는데 어떻게 그 고객은 이동한 것이지?


풀리지 않는 의문을 가지고 앱푸시 세팅 화면에 들어가 봤더니, 어머나. 우리 브랜드 url을 넣었어야 하는데 다른 브랜드 url이 오늘 오후에 발송된 메시지의 랜딩 페이지로 들어가 있다. url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이벤트가 종료되면서 게시글을 숨김처리했던 것.


이것까지 확인을 못했다. 푸시 테스트를 했어야 하는데 테스트 메시지를 받아보질 못했다. 책임 떠넘기기였다. '저 팀원이 확인했겠지.'란 안일한 생각이 있었다.


우선 해당 내용을 담당 팀원에게 전달했더니 헉! 하고 놀란다. 아마 utm 만든 시트에서 가지고 오다가 다른 줄의 url을 갖고 온 것 같았다. 테스트가 필요했는데...


푸시테스트를 했는지 물었는데, 마지막엔 못했다고 한다. 푸시테스터 리스트를 보니 심지어, 이 팀원은 들어가 있지도 않다. 이게 왜 교육이 전혀 안된 걸까.


그래서 푸시 테스터 등록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모든 푸시는 꼭 컨펌을 받아달라고 전달했다.


급하게 준비해서 그런 게 아닐지. 근데 사실 급한 게 아니라 미리 준비했는데 아직 손이 느린 팀원이라 오래 걸렸던 것 같다. 그럼 더더 빨리 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 줘야겠다.


혹시나 내가 너무 순둥하게 경고했을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두번 세번 확인하라고 언급했다. 그러다 어쨌든 팀원들 앞에서 얘기한 것에 대해 기가 죽었을 수 있으니 하나 더 덧붙였다. 기존에 있던 사람들도, 나도 다 겪었던 실수라고.




3. 오늘 오후 2시에 설 프로모션이 종료되고, 새로운 프로모션이 오픈된다.


새로 오픈하는 프로모션 광고 요청부터 아직 안된 것 같다. 물어보니 아직 요청 못했다고 한다. '그래, 이건 이벤트 오픈부터 하고 하자고.'


근데 또 생각이 든다. '이걸 동시에 할 수 있을까? 다른 팀원에게 요청했을까?' 평소에는 그냥 내버려 두었겠지만, 이런 사고(?)를 친 팀원이었기에 오픈/클로즈 시간 직전에 묻는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나눠서 해야겠는데요! 아님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셨나요?" 내 물음에 혼자 하려고 했단다. 혼자 하면 고객들에게 혼돈을 줄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나눠서 진행하기로 했다.


차근차근 세팅하고, 이벤트 기획할 땐 생각하지 못했던 오류를 발견해서 바로 고쳐주고, 랜딩이 잘 되는지, 금액이 페이지에 기재된 것과 잘 맞게 반영됐는지 확인한다. 잘 된 것 같다.


광고 담당 팀원에게 이벤트 담당 팀원으로부터 광고요청을 받았는지 물었다. 광고요청을 원래는 메일로 했는데 확인이 안 되니 했는지, 잘 보냈는지 파악이 안 된다. 


광고 담당 팀원은 자료 받아서 그대로 대행사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번 연휴와 오늘 큰일이 있었으니 광고 담당 팀원에게 랜딩 url 잘 들어가져 있는지 확인 한번 해달라고 요청한다. 광고 담당 팀원이 그제야 확인하고 틀린 url을 발견한다.  1년 동안은 힘들게 확인해 줘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퇴근할 때 이벤트 담당 팀원이 토로한다. "사실 오늘이 아니고 내일 오픈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한테 도움을 요청했냐고 물으셔서 '혼자 할 수 있는데?'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오늘 오픈이었더라고요."


정신 딱 붙들어 매고 있어야겠다.




4. 이제 3월 프로모션 기획을 확정해야 한다.


지지난주에 어느 정도 잡아둔 게 있지만 뭔가 아쉽다. 그래서 오늘은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 최대 사용 쿠폰 1개로 세팅된 쇼핑몰에서 추가 할인 쿠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발견하여 테스트해 본다. 되긴 되는데 좀 복잡하다. 고객들이 쿠폰을 잘 적용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래서 이건 패스를 해야 할 듯하다.


우리가 한동안 안 썼던 기능도 시도해 본다. 왜 안 쓰고 있었는지 기존에 있었던 팀원들에게 물으니 딱히 사용하지 말아야 할 기능은 아니다. 다만, 안 예쁜 정도? 인 것 같다. 이 기능도 좋은데 회원 등급별 할인이라 신규 회원이 절대적으로 많은 우리 쇼핑몰에서, 매출이 목표인 우리에게 적절한 프로모션은 아닌 것 같다. 아쉽지만 이것도 접어둔다.


돌고 돌아 결국 지지난주에 잡아뒀던 이벤트로 돌아온다. 이게 가장 깔끔해 보인다. 파격적이면서 1분기 매출 달성을 낼 수 있을만한 카드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팀장에게 보고할까 하다가 퇴근시간이 임박해서 내일 오전에 바로 보여주기로 한다.


대표가 팀장에게 "1분기는 상식적으로 목표 달성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했단다. '상식적으로.' 그렇다면 1분기에도 피해 갈 수 없는 대대적인 이벤트를 해야겠군.




5. 디자이너 업무가 없다.


마케터가 작업해야 할 문안은 많은데 작업이 안 되어 있으니 디자이너 작업이 붕 뜬다. 


그래서 디자인 작업이 아닌 제품 촬영 견적을 위해 몇 컷 작업하는지 슬라이드 하나 추가해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추가로 업체 견적까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주엔 내가 레퍼런스 정리하느라 시간 썼으니까!




6. 다 같이 일하는 건 참 내 맘 같지 않다.


나 혼자 했다면 이렇게 저렇게 내 규칙에 맞게 정리를 했을 텐데, 다 같이 공유하고 함께 관리하려니 내 맘 같지 않다. 대체 여기는 왜 오류가 갑자기 생긴 것이며, 계정은 이 시트에 적는 건데 언제부터 다른 시트에 정리를 한 건지. 


그냥 다 포맷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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