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번주는 주 4일이다
는 잘 못할 때도 많다.
눈앞에 일을 처리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장이 업무관리를 이렇게 하라고 가이드? 또는 시켰?기 때문에 급한 것만 처리하고 다시 주간 스케줄을 입력해 본다. 이렇게 해봤자 어차피 지켜지는 건 50%도 될까 말까겠지만
지난주 금요일 퇴근 시간, 고치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못 건드렸다.
금요일 오후에 이벤트 하나가 끝나니, 진행되는 이벤트가 하나도 없었다. 예상되는 주말 매출이었다. 그리고 오늘 확인하니 폭.망.
돌아가는 이벤트가 없다 보니 메인 롤링배너에 맨 앞에 나오지 말아야 할 것?이 나와있었지만, 다른 걸로 덮자니 덮을 게 없었다.
그래서 월요일에 오자마자 덮을 수 있는 배너들을 찾았다. 롤링배너를 열심히 덮고 나니 상세페이지 상단에 띄워져 있는 배너도 다른 걸로 바꾸고 싶다. 바꾼다. 내 맘대로. 대신해줄 인력도 없고, 어차피 덮을만한 추가 디자인도 없다.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이번주엔 진짜 구 배너들 다 리뉴얼하는 문안 짜놔야겠다. 정말 못 봐주겠다.
즐겁다. 뭔가 일을 하는 느낌이랄까. 아니, 구체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는 느낌이랄까.
지금까지는 마케팅과 관련 없는 '잡무'를 하는 게 많았다. 업무협조를 받아서 회계일을 한다든가, 신규 프로젝트에 쓴 자금을 확인한다든가. 물론 이런 것도 회사업무고, 마케팅 결과를 체크할 수 있는 업무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공식몰 이벤트를 짜는 팀원을 피드백해 주면서 커리어를 쌓아간다. 공식몰의 이벤트를 기획하고, 문안은 팀원이 짜지만 피드백을 해주면서 나도 감을 잃지 않도록 유지하고, 디자인을 봐주면서 내 커리어를 쌓아나간다.
오늘은 왠지 일이 하기 싫었는데, 그렇다 보니 이벤트를 짜는 팀원의 문안을 세세히 봐줄 수 있었다. 문안 구석에 남긴 메시지도 확인하여 답을 주고, 주석으로 단 문구까지 피드백을 해줬다.
이제... 놓친 건 없겠지?
지난주 금요일에 독촉을 할까 하다 너무 재촉하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재촉했어야 했나 보다. 매번 재촉을 해야 주다니. 이런 업체랑 어떻게 1년 넘게 거래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거래처 A는 그러고 보니 주말 동안 계약일이 종료됐다. 기존 거래처였던 A한테 다른 거래처 B와 일한다고 했다가 엄청난 신경질을 받아내야 했다. 능력이 없는 자신을 욕해야지, 왜 나한테 이러실까. 다시 그때를 떠올려보니 웃겼다. 이렇게 일을 못하면서 왜 자기한테 기회를 안주냐고 했던 A 대표가 웃겼다.
오후에 다시 한 번 더 마감장 언제 주냐고 문자를 넣었는데, 답이 없다. 5일까지니까 늦게까지 기다렸는데 6시를 넘긴 지금도 안 와있다.
튄 거 아냐?
내일은 아침 출근하자마자 전화를 걸어봐야겠다.
기안서를 작성하려고 보니, 기존에 작성해 뒀던 계약서가 걸린다. 신제품을 추가해서 별지로 첨부하면 되는 건가.
법학과를 나왔다고 계약서를 검토해주고 있는 기획팀원에게 가서 확인을 요청했다. 그랬더니 특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의견을 준다.
아~ 특약서를 써야 하는구나~
다행히, 정말 다행히도 예시 파일이 있다! 그래서 예시 특약서를 가지고 이 업체와 계약 내용에 맞게 적어본다. 오후 4시가 넘어가서 그런가 집중력이 한도 끝도 없이 떨어진다.
홈쇼핑했으면 큰일 날 뻔했네.
주문량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절대적으로 반품량도 많아진다. 반품이 잦으면 일이 비효율적이다. 맞지, 반품 회수도 해야 하고, 자금 회계팀에 환불 요청도 해야 하고, 전산 입력도 또 해야 하고.
특히나 이벤트가 연달아 있는 날에는 반품률이 올라간다. 전에 구매했던 사람이 다음 이벤트 때 더 싸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 반품이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니 설 이벤트 이후에 바로 오픈하는 이벤트를 미뤄달란다.
제안한 방법은 참 단순하다. 하지만, 이번 주말 동안 이벤트를 안 하니 일매출이 전주대비 25~30%가 빠졌다. 이벤트는 절대 미룰 수가 없다.
반품률을 낮추는 건 분명 필요하지만, 반품 때문에 일이 비효율적이니 이벤트를 미뤄달라고 하면 돈은 언제 버나. 소는 누가 키우냔 말이다.
그래서 상황을 설명하며 이벤트를 미루는 것은 어렵고, 대신 이벤트 알림 푸시를 이벤트 오픈 직후에 하지 않고 텀을 두든가, 최근 구매자들을 걸러서 타깃함으로써 반품률을 줄이겠다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상황을 이해한 공장장은 알겠다며 사라졌다.
스트레스가 쫙 올랐다가 쫙 빠졌다. 아, 이것 때문에 오늘 일하기가 싫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