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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평범 Feb 20. 2024

일할 때는 재밌는 것 같다

짜증이 안 나는 건 아니지만








1. 어제 스튜디오에 촬영 네고를 했었는데 성공했다.


담당 팀원이 성공했다며, 신기해한다. 


이제 스튜디오는 확정됐고, 뭘 하면 될까. 돈은 언제 줘야 하는지, 소품은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지, 추가 비용이 드는지 한 번 더 확인해 보기로 한다.


그리고 이전에 촬영 참여했던 팀원들에게 이후 절차에 대해 문의한다. 


선배 팀원들은 촬영할 구도별로 레퍼런스를 확정하고 배경색을 신경 쓰라고 조언 준다. 내일 이 작업을 끝낸다.


그리고 기안서와 지출품의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건 누가... 쓰나. 같이 하는 TF팀원들이 다 경험이 없는데 그렇다고 내가 써야 할지. 팀장한테 물어봐야겠다.



2. 올리브영 입점 위해 진행했던 미팅 회의록을 이제 정리했다.


지난주에 미팅하자마자 정리해서 공유했어야 하는데 밀렸다. 시간이 생각보다 꽤 걸린다. 미팅 때 노트북을 들고 가서 워드에 받아 쓰지만 그걸 또 정리하려니 시간이 걸리더라.


그래서 챗GPT에게 회의록 작성하는걸 도움받기로 했다. 꽤 잘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요약이 되니 중요한 내용이나 흐름상 있어야 하는 얘기, 예시로 나왔던 것들이 다 삭제가 된다. 하지만 뭔가 정리하는 레이아웃은 잘 주는 것 같아서 몇 가지만 베껴본다.


미팅했던 업체 중에 한 업체는 MD랑 통화해 보고 알려준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다. 아마 우리가 확정해야 답을 주지 않을까 싶다.



3. 지난주에 요청한 기사송출이 아직도 안되어 있다.


어제 퇴근 시간 전에 거래처 담당자에게 메일을 남겼더니 바로 누락된 것 같다며 메일이 왔다. 바로 송출한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오늘 아침이 돼도 기사 노출 확인이 안 된다. 혹시 내 대답을 기다리나 싶어서 송출하고 url 공유 달라고 메일을 보낸다.


점심시간이 지나서 url을 공유받는다. 확인해 보니 제목도 너무 길어서 그런가 짤리고, 앞에 도입 부분은 한 줄이 잘린 채로 시작한다. 이게 뭐야. 


늦은 만큼 잘해줘야지 이렇게 성의 없을 수가 있나.


원래 기사 송출한 다음에 수정이 잘 안 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앞에가 잘린 만큼 이건 거래처에서 보상해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기사 잘린 것과 더불어 제목까지 슬쩍 수정사항으로 요청해 본다.


기사 제목이 너무 길어서 잘릴 것 같으면 얘기해 주든가, 아니면 알아서 편집을 해주든가. 잘린 채로 내보내는 게 어딨나. 근데 아직 수신확인도 안 하고 답도 없다. 왜 이래 이거 아마추어같이!



4. 뉴스 송출 때문에 뉴스탭을 살펴보다 잡지사에 송출한 우리 기사를 확인한다.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지지난달에 보냈는데 베스트제품으로 뽑혔다는 것이다.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보니 또 좋네. 


그래서 생각난 김에 다른 제품들도 추가 홍보진행해 보기로 한다. 지난번에 컨택한 팀원에게 재컨택을 요청한다. 신제품과 리뉴얼된 베스트셀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한다.


그리고 퇴근 전에 답변을 공유받았는데 언제든 가능하다는 답변이다. 그럼 이번것도 또 올려야지. 열심히 마케팅하고 있음을 보여줘야지. 누구한테? ㅇㄹㅂㅇ 기다려라.



5. 제품 패키지 컬러가 변경되어 상세페이지와 썸네일 수정이 필요하다.


디자이너에게 요청하려고 썸네일 사이즈를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스토어에 들어갔는데 1차 리뉴얼했던 패키지가 썸네일에 반영이 안 되어 있다. 아니 왜? 공지사항은 들어가져 있는데 왜 썸네일은 반영이 안 되어 있을까. 공지사항도 그때 html 그렇게 걸면 오류 나니까 jpg로 걸어달라고 했는데 여전히 오류 나는 html로 되어 있다. 그래서 상세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공지사항은 또 잘 나온다. 그래도 오류가 날 수 있으니 말해줘야지. 알려준 게 기억이 나는지 물으니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다가 다시 기억이 났는지, 기억이 나서 jpg로 바꿨단다. 그럼 오류가 나는 소스는 지웠어야지~ 다시 상세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공지사항은 공지사항 기능을 써서 잘 뜨는 거였고, 오류 나는 소스는 엑박으로 떠있었다. 


그러고서 제품가를 우연히 보는데 이상하다. 왜 정상가가 아니고 공식몰에서 할인하는 할인가가 반영되어 있지? 전제품 때 금액이 안 고쳐졌나? 하고 보는데 다른 제품도 할인가가 반영되어 있다. 이 친구가 또 실수를 했나, 의심하며 메신저에 메시지를 남겨놓고 다른 제품을 보는데 어? 또 어떤 제품은 반영이 안 되어 있다. 뭐지? 담당 팀원도 공식몰만 바꿨다고 한다. 이거 이거 연동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연동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아는 팀원이 있는지 물으니 이 친구가 AI봇에게 물어봤다며 답변을 공유한다. 빠르다 빨라. 그래서 그걸 적용하려고 하니 이상하다.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아닌 것 같다. 그 팀원이 알려준 내용은 공식몰 제품을 네이버 쇼핑이 노출시키는 연동이다. 이걸 끄면 우리 광고 안되는 거다. 그래서 카페 24 1:1 문의에 남겼다.



음. 아무리 읽어도 1번과 2번은 같은 말 같다. 띄어쓰기정도 다른가. 아니 띄어쓰기도 똑같아 보인다. 3번째 메뉴는 1번 2번에 이어서라는 말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또 헤맸다.


어쨌든 여차저차 우선 연동을 끊어내고, 금액을 다시 수정해 둔다.



6. 팀장의 매출 재촉이 시작된다.


스트레스받기야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누군가 압박하는 게 낫다. 나은가? 나도 이일 저 일에 치이다 보니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다. 물론 이 번 것은 지난주 회고에 적었던 건데 이번주 계획엔 내가 쏙 빼놨구나. 


지난주까지 진행했던 할인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을 전환하기 위해 쿠폰을 뿌리기로 한다. 타깃을 뽑으니 애초에 모수가 400명 정도라 타깃이 150명 정도밖에 안 된다.


구매전환시키기 위해 얼마나 할인하는 게 좋을까. 적당~히 할인금액을 책정하여 공유한다. 팀장이 괜찮다면서 대용량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준다. 뇌피셜은 안되지. 이전에 CRM 대행업체에서 확인해 줬던 구매제품들과의 상관관계?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억지인가 싶긴 한데, 어쨌든 대용량을 구매한 고객들이 할인제품용량도 구매헀더라.


그래서 할인쿠폰을 2개 뿌리기로 하고 또 할인쿠폰금액을 책정해 본다. 좀 센가 했지만, 세야 할 것 같다. 다시 공유하니 팀장도 OK다. 


그래서 쿠폰을 뿌리려고 세팅하는데 쿠폰 세팅은 진짜 쉽다. 실수만 안 하면, 테스트만 해본다면 괜찮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걸린 곳은 문자 카피 짜는 부분이었다. 베끼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카피 짰던 팀원이 이런 대화체 카피를 잘 짜는데 지금 보니 체계적이다. 지루하지 않은 반복과 톤을 맞추는 것도 좋고. 이것저것 조합했다가 오히려 똥이 된다. 그래서 하나 골라서 다시 톤을 맞춘다. 


쿠폰명도 다시 수정하고, 테스트해 보고, 말도 줄여보고 하니 시간이 훌쩍이다. 거의 1시간을 넘게 쓴다. 


지금 살짝 확인해 보니 1명이 샀다. 그것도 대용량으로. 많이 많이 사세요 고객님들. 진짜 싼 건데.



7. 디자인은 진짜 개인차가 심한가 보다.


내 눈에는 진짜 별로라 맘에 안 든다. 하지만 디자인은 개인차가 있다. 어제 집에서 동생들에게 디자인을 보여주며 어떤 게 낫냐고 하니 갈린다. 


화장실을 가면서 피드백을 줄지, 어떻게 줄지 고민하다가 돌아와서 의견을 주기로 결심한다. 단, 메시지 앞부분에 '조심스럽게'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내 의견에 동조하는 팀원들이 있었지만, 담당 팀원은 이 디자인이 맘에 든다고 한다. 그렇군. 나는 반박 시 님말 맞음을 시연한다.


디자인 외에 문구에 대한 의견도 줬는데, 결과물을 보니 반영이 안 되어 있다. 그래, 답이 있는 것도 아닌데 기획자를 믿어야지.



8. 퇴근시간이 되어 CS를 확인해 보니 안 되어있다.


거의 안되어있다. 아침에 문의를 확인하고 그 뒤로는 문의확인을 안 하나보다. 내일 CS 담당하는 팀원들 중 1명이 연차인데 누구를 잡아야 하나. 이거 어제 주간회의에서 나왔던 안건인데 이게 해결이 안 되다니. 이들에게 맡긴 내가 잘못이다. 그때 바로 어떻게 누가 책임질지 나눴어야 하는데 말이다. 내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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