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小雪) 무렵

가을과 겨울의 여밈

그 사이 '틈서리'에 머무르는
찬 바람,
햇볕 한 줄기,

명료한 인생을 만드는 때는
늘 '지금'이어야 한다.

이미 거쳐 온 발자국은
다시 뜨거운 체온을 입히어

더딜지라도
한 발짝 두 발짝
더 나아가게 하는 힘을 내야 하리.

누구에게나
차가움과 뜨거움이 한데 엉키어
휘몰아치는 시절,

그 후에서야
찬란한 세월을
곁에 세울 수 있다는 희망.

인생을 데우던 햇살이
점멸등같이 반짝거리다 사라진다 해도

빛의 행렬을 머금었던 하늘 언저리에선

이윽고
한 편의 시(詩) 같은 노을을

결국엔
함박눈 꽃을 피울 것임을.

소설(小雪) 무렵에도
소춘(小春)의 꿈은 소멸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