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말 괜찮을까?
'홈스쿨링'
나의 마음 속에 이 단어가 들어왔던 게 아이가 여섯살 때부터였으니까 무려 5년이나 이 마음을 품고 살았다.
올해로 '홈스쿨링'이라는 마음을 품은지 햇수로 따지면 6년차. 초등학교를 처음 입학시켜서 졸업을 목전에 두고 달리고 있을만치 길고도 긴 시간이었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날 고민하고, 이미 했어도 여러 번 했을 결정을 이토록 오래 미룰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 때문이었다. 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닌 곳으로 자꾸자꾸 흘러가다보니 어느 순간에는 머릿속에서 이 단어가 블랙아웃 상태였던 것 같다.
정말 나는 해가 바뀔 때마다 친구들에게 홈스쿨링에 대한 마음을 터놓았었다. 그리고 귀 얇은 엄마가 매번 설득 당한 말은, 홈스쿨링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기능에 집중한 피드백보다는, 너 힘들어, 아이는 편하게 기관에 보내고 그냥 우리랑 놀자 였다. 이토록 단순한 유혹이 나의 중대결정을 매번 붙잡았다니, 나는 엄마로서의 역할보다 내가 나로서 친구들 속에 있는 게 좋았던 거다. 어쩌면 그때 내가 홈스쿨링을 하겠다는 말을 했을 때, 나의 개인적인 삶의 만족감보다 정말 아이에게 주고 싶은 것에 대해서 생각했더라면 그토록 쉽게 마음을 거두지는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내가 홈스쿨링을 실행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아이의 미래에 대한 많은 고민과 현재 위치에 대한 진단, 그리고 앞으로 거쳐 갈, 또 헤쳐나가야 할 너와 맞이 할 사춘기에 대한 고민과 아이의 적극적인 동의, 남편의 심리적 지원에서 나왔다. 사실 나는 조금 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적인 방향성 정도를 머릿속에 그려보기는 했지만, 교육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주요 교과목을 학교나 학원선생님 이상으로 잘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유산이라면 내가 타고 태어난 어느 정도의 창의성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아이와 함께 공유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가족의 포지션으로는 임할 수 있겠다는 계산.
어찌됐든 우리가족은 홈스쿨링을 질러버렸다. 학교를 그만 두고, 정말 학교 문밖을 벗어나서, 오늘 아침 눈 뜰 때부터는 1년간 가족과 함께 끈끈하게 지내보자고 약속했다.
나는 대학교 시절부터 '가족문화컨설턴트'라는 직업명을 생각해내고 마음속에 오랫동안 그 꿈을 그려왔다. 하지만 결혼 후 마주한 나의 가족의 현실 세계는 언제나 '작심삼일'이라는 다짐에만 그치는 것을 느끼면서 정말 숱하게 좌절하고 아쉬워하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많이 느꼈다.
작년에 큰맘먹고 시작했던 '우리가족 사진전'은 겨우 4개월 만에 흐지부지 되었고, 매일 같이 독서를 진행한 후에 달력에 기록하며 인증하는 '패밀리 리딩타임'도 2개월 여에 그쳤었다. 질문일기도, 감사일기도, 교환일기 쓰기도, 영화를 보고 난 후 진행했던 영화토론도, 책 읽고 진행했던 하브루타도, 다함께 필사타임도, 온가족 쿠킹데이도, 백일장도, 무드미터 기록하기도... 세상에! 나열해보니 온통 실패작들 뿐이다. 우리가족은 정말 꾸준히 실패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정말 우리가족을 두고 쓰는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런 우리가 홈스쿨링이라고 안전할까?
그런데도 질러버렸다. 작심삼일이 최대인 우리에게 365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그동안에 또 얼마나 숱하게 실패들을 길어올리게 될지... 주어진 시간이 너무 많아서 불안하다.
하지만 조금 다른 각오로 임하겠다는 오기도 함께 머리를 들었기 때문에 마음속의 목소리를 차근차근 따라가 보려고 한다. 아이가 충분히 이해하고 따라와준다면, 그래서 우리의 한 해가 너무나 즐겁다면, 남편 또한 나를 도와주겠다는 처음의 마음을 끝까지 잘 지켜낸다면, 어쩌면 이 모든 게 마음의 오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래도 조금은 희망적으로 1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어찌됐든 시작되었다.
불안하지만, 기록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뚜벅뚜벅 걸어나가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