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바꾼 지 2주가 지났다. 약은 다시 한 알을 먹게 되었다. 자기 전 매일 항우울제를 먹고 그때 그때 안정제를 먹으면서 버티고 있은지 2주가 지났다.
조울과 우울을 나누는 것은 큰 의미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한동안 조울증 약 일곱 개를 먹으면서 약 부작용으로 고생했던 게 생각이 나 억울하고 화가 났었다. 시간과 나 자신을 몽땅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졌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는 못 하겠다. 물론 약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어졌다. 무기력은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게 됐고 운동도 다시 시작했다. 밤에 잠은 여전히 설치고 약기운에 졸린 것도 이겨낼 만하다. 일곱 개 약을 삼킬 때보다는 훨씬 나아지기는 했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생각은 떨쳐낼 수가 없다. 지긋지긋한 불안은 가끔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뗄 수 없게 만들고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멈추고 싶게 만든다. 어떻게 하면 이 어두운 생각들을 멈출 수 있는지 고민하다 보면 늘 답은 한결같다. 내가 죽는 것. 그러면 모든 고민은 끝이 난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나의 미래가 전혀 기대되지 않게 되었다. 내 주변 사람들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나는 어렵고 불가능하게 느껴질 때에, 그때 나는 절망 속으로 끊임없이 추락한다. 차라리 내가 사라졌으면 한다. 시간이 더 흐른 뒤에 느끼는 절망감은 무뎌지기는 커녕 더 아플 테니.
주말은 걱정 없이 깰 수 있는 유일한 날들이다. 잠들면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그 언젠가가 나에게도 올까? 살아가면 언제나처럼 매주마다 주말은 찾아올 테고 나는 그 주말을 걱정 없이 맞이하는 거다. 유일하게 일주일 중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틀 밤이 그나마 살아가게 하는 것 같다.
추락하는 것은 멈추기가 힘들다. 가까스로 벽면을 잡아보려고 해도 손가락에 작은 상처가 두려워 손을 거두는 것이다. 상처가 무서워 차라리 바닥에 부딪혀 죽어버리길 바라다니.
아무리 글로 쓰고 그림으로 남겨도 정리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지금 감정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