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울을 이루는 것들

by 유진

우울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다. 우울은 불안일 수도 있고 혐오나 분노일 수도 있다. 나의 우울은 요즘 무엇이 주된 것을 이루고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비참함이었다.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비참함. 비참함이 우울의 9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면, 아마 나머지는 자기혐오겠지.

사랑 또한 다양한 모습이 있다. 사랑은 세상 모든 것들이 주고 받는 것이다. 그 흔한 사랑이 나에게는 왜이렇게 어려운 건지. 가족이 주는 사랑, 친구가 주는 사랑, 반려견이 나에게 주는 사랑, 그 모든게 사랑일 수 있다. 나에게 늘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유일한 친구가 있는데 사실 난 그 사랑이 와닿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많이 힘들고 그것을 알기에 서로를 토닥여주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 레퀴엠이라는 영화에서, 친구들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정말 공감이 갔다. 친구들은 내가 필요하지 않다. 친구들에게는 연인이 있다. 아마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리겠지. 그렇게 되면 정말 친구들의 인생에서 나는 지워지는 거다.

가족이 주는 사랑은 나는 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가족은 내 유년 시절 지금까지도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준 존재들일 뿐이다. 유일하게 나에게 사랑을 알려준 존재는 반려견이다. 겨우 12년을 살고 떠난 또롱이는 나에게 사랑을 보여준 존재이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운다. 세상 유일하게 온전한 사랑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말을 하지 않아 나를 상처입히지 않고 온전하게 나의 편이 되어주는 유일한 존재라서. 그래서 나는 또롱이가 떠나고 얼마 안 있어 단테를 데려 왔다. 그마저 없었다면 내 삶에 사랑은 0.1%도 없었을 거다.

이런 말 하는게 스스로 너무 구질구질하다. 사랑타령하는 게, 스스로 비참하다. 나는 주고 받지 못할 것을 알기에 더 그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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