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에서 반환점 돌아 이어달리기하는 것 보다가 삶도 비슷한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두 번의 반환점을 돌았는데, 반환점을 어떻게 도느냐에 따라 달리기는 기록이 결정된다. 난 그 반환점을 엉망으로 돌았다. 기록으로 따지자면 꽝일 것이다. 그러나 삶은 빨리 결승점을 통과한다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다른 의미의 기록이 중요한 거겠지.
첫 반환점은 아마 첫 교복을 입던 때가 아닐까? 교복의 무게감은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복을 벗고 대학에 들어간 것과, 이십 대를 지나 서른이 된 것. 이것 또한 반환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나는 두 개의 반환점은 엉망으로 돌았다. 그래서 기록이 엉망인 것이다.
반환점을 두 번 돈 후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조금 살갑게 굴 걸'이다. 나는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성격이라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친구들에게, 주변의 사람들에게 잘해줄걸. 그렇게만 했어도 지금 내가 이렇게 외롭진 않을 텐데.
남은 반환점은 어떨지 모르겠다. 조금 무뎌졌으면 좋겠다 스스로가. 기록은 엉망일지라도, 살갑게 둥글게 남은 거리를 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