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시작하고 나서 일과 관련된 꿈을 처음으로 꾸었다. 깨고 나니 웬만한 악몽보다 무서웠다. 왜 이렇게 답답한지 모르겠다. 짜증이 쌓이고 쌓여서 속으로만 되뇌고 있던 아픈 말들은 엄마나 동생에게로 향한다. 나는 가족으로부터 상처 받기 싫다면서 정작 내가 제일 많은 상처를 주고 있다. 나는 그만큼 가족으로 인해 불행했으니 괜찮다고 자기 위안하면서 말이다.
쏟아진 송곳을 그대로 밟고 지나가는 기분이다.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제자리걸음은커녕 오히려 퇴보하는 삶을 사는 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꽤 있다.
어젯밤에 탄천을 걸었다. 물소리도 좋고 밤공기의 고요함도 좋고 여름이 다가오는 냄새도 좋았다. 그런데 요즘은 조용히 걷거나 대화하는 소리 대신에 최대한 키워 놓은 핸드폰 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 이상하게 나는 그 소리가 너무도 싫다. 어제도 걷는 내내 2분에 한 번씩 그 소리를 들어야 했는데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자전거를 타며 지나가는 사람들도 핸드폰으로 노래를 틀어놓고 지나가는데, 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오랜만의 동네 산책은 망쳐버렸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인데 나의 생각은 나를 더 불행하게 만든다.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나를 더 지치게 만드는 것 같다. 가끔은 나와 다른 생각의 사람들이 나를 화나게 만든다. 그것은 틀린 게 아니지만, 각자의 생각이 다른 것은 존중해야 할 일이지 서로를 밟아 뭉개야 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왜인지 요즘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하면 깎아내리기 바쁜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런 때가 있겠지만 말이다.
왜인지 모르게 지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