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미래는 두려운 것이 되어버렸다.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누구도 그것을 붙잡을 수 없는데 과거라는 시점에 옭아매어 한 순간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미래를 생각한다는 게 이렇게까지 불행한 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침에 눈 뜨는 게 괴롭고 닥쳐올 현실들이 무서운 것은 왜일까.
과거가 자꾸만 미화되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 내가 불행하다는 뜻이겠지. 어찌 됐든 나의 시간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인데,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나의 삶은 조울증 전과 그 후로 나뉘는 것 같다. 조울증을 겪고 그 후의 삶은 완전한 바닥이다. 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먹기 시작한 그 삶은 내가 만든 삶이 아님에도 내가 온전히 고통받아야만 했고, 지금도 그렇다. 난 왜 내가 괴로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을 시작한 지 오늘로 일주일째인데,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지만 끝없는 외로움과 허전함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사람들과 어울리고 밥을 먹고 일을 해야 한다. 때로는 그냥 삶이 멈춰버렸으면 싶다.
일은 8개월 동안 계약이 되어 있다. 그 후의 삶은? 나의 무기력으로 얼룩진 내 삶은 더 이상의 계획이 없다. 미래를 생각하는 게 이렇게 우울할 일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