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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륜 Jun 07. 2021

읽고 쓰고 남김

리딩라이더의 이야기 / 매거진 주인장 은륜


안녕하세요. 저는 은륜입니다.

리딩라이더라는 매거진에 북리뷰를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 소개도 별로 없이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었지요. 

[두 바퀴로 넘다]는 자전거이야기입니다. 

일상에서 라이더로 길을 떠나기 시작한지 몇 해가 되었을 즈음, 두 번째 책을 써보려는 계획으로 시작한 글들이었습니다. 아직 미완성인 작품이지요. 몇군데 출판사에서 제안을 받았지만 방향이 맞지 않아서 브런치에 소개하고 잠자는 글들입니다.


저의 첫 책은 [꿈 사냥을 떠나자]라는 제목의 여행기인데요, 

독립출판이었기 때문에 지금 시중에서 구입할 수는 없습니다. 삼백 권을 인쇄해서 당시 작은 독립출판서점 몇 곳에서 판매했고, 텀블벅에서 크라우드펀딩으로 판매되었습니다. 독립출판물의 비애일까요? 절판 상태이고, 지금 저에게 열 권 남았네요. 아쉬운 마음에 브런치북으로 다시 부활시켜볼까 생각 중입니다.


[리딩라이더]에 매일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 이제 꽤 쌓여 에버노트에 남긴 책리뷰가 이백 여권이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최근 3년 이내의 책들 중에서 정리해 올리고 있습니다. 읽은 시간의 역순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베스트셀러에서 밀려난 책들도 많습니다. 원칙은 하나,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책이 제 손에 들어온 경로는 다양합니다.

제가 직접 고민하고 선정해서 읽은 것이 대부분이지만, 출판사에서 신간을 보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북클럽에 가입해서 받기도 하지만 추천할 만하지 않은 책은 리뷰로 남기지 않습니다. SNS에도 올려보았는데요, 페친들은 책보다 다른 관심사가 많은 듯하더군요. 물론 꾸준히 책리뷰에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쨋든, 브런치에 그동안 북리뷰를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매거진을 만들고 쓰고 있습니다.


브런치를 한동안 멀리하다가 다시 들어와 보니 음... 제 글의 스타일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일상을 세세하게 나누거나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기록하는 글은 자주 쓰지 않았습니다. 그 것 때문에 출판사와 이견이 생기기도 했지만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과학을 알고 싶어 <코스모스>로 시작해서 <종의 기원>까지 읽기도 했고요. 산책하다 식물을 알고 싶어 식물책을 쭉 찾아보고 있습니다. 소설과 인문학 등 가리지 않고 흥미가 생기거나 작가에 대해 알고 싶으면 전작읽기를 하기도 합니다. 매거진 포스팅 순서가 저의 잡독습관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지요.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었고, 세상을 통찰하는 작가들의 시선을 따라 배움과 비판의 정신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가볍게 마음을 챙기는 책들도 있지만, 읽고 난 후 쉽게 글을 쓰기 어려운 무게의 책들도 있지요. 그 양면의 시선이 삶에 균형을 이뤄주는 것 같습니다. 책을 고르고 만나는 방법도 운명처럼 느껴질 때가 많지요. 세상에 쌓여있는 책은 물이 바다를 덮을만큼 많아지지 않았을까요? 가끔 바다을 마주할 때마다 책을 떠올릴 때가 있습니다.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을 보며 저에게 책을 읽은 후에 남은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더군요. 아둔한 머리를 탓해보기도 하지만 책은 결국 읽는 시간, 그 자체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파도의 끊임없는 움직임 자체가 바다를 상징하고 있는 것처럼. 네. 저는 그렇게 책을 읽고 있습니다.


북리뷰 매거진 [리딩라이더]는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가는 저의 독서 기록입니다.

책이라는 바다에 날마다 반응했던 눈이 따라간 숨결이고 저자를 흠모하는 독자의 팬레터입니다. 읽는 이의 시간은 고독합니다. 외로운 밤을 채웠고 쓸쓸한 새벽을 기다렸지요. 페이지를 잡고 넘겼던 긴 시간을 정리해 남겼습니다. 벌써 부끄러운 기록을 쭉 읽어주신 십여 분의 독자께 쓰는 이 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봅니다.


세상 무뚝뚝한데 어떻게 연애했냐고 신기해하던 어머니께 반박할 수 없던 제가, 글도 그렇게 무뚝뚝하니 죄송하여 이렇게 변명을 늘어놓아봅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계속 가보겠습니다.


덧붙임. 글과 함께 표지에 올리는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하였습니다. 저작권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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