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의 선택을 위한 미니멀리스트의 아이패드 구입기
먼저 최근 아이패드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인즉슨 5가지 정도가 된다.
아날로그형 인간의 E-book 만남기
첫째는 e-book(전자책)을 사용해보면서부터였다. 나는 스스로를 아날로그형 인간으로 알아왔기도 했고, 또한 내가 아날로그형 인간임이 좋았다. 그래서 책을 살 때도 항상 '종이책'주의자였다. 이북이 있기 전, 학창 시절 나는 도서관에 가는 걸 좋아했다. 도서관에 가면 나는 특유의 그 책 냄새가 너무 좋았다. 서점에 가도 나는 책 냄새가 좋았다. 그리고 책장을 넘길 때의 종이 사라락 거림 소리도 참 좋았다. 그래서 나는 전자책이 나왔을 때도, '자고로 책은 종이책이지' 외치곤 했다. 잠깐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전자책은 너무 정이 없다며, 오감을 만족시키는 종이책을 바라보며 애써 외면해왔다. 그런데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야 마는 것인가. yes24 북클럽의 무료 이용권이 가끔 발송이 되곤 했었는데, 굳이 안 써보다가 이번 달에 처음 사용을 해보았다. 아니 그런데 너무 좋은 것 아닌가!!!!!
일단 전자책은 눈이 아프지 않을까?라는 염려와 달리 매우 깔끔하게 잘 읽혔다. 그리고 밑줄 하이라이트를 치는 것도 매우 편리했다. 더욱이 내가 읽은 데까지의 페이지를 매우 잘 기억해주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읽고 싶을 책을 바로바로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다. 또한 책 구입비도 확실히 절약을 해주는 것이다. 월에 많게는 약 10만 원 정도를 책 구입비에 쓰기도 했는데, 월에 약 1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읽을 수 있는 책이 너무 많았다! 종이책으로 구입한 뒤, 실제로 구매한 게 실망스러운 책들도 있었는데, 그런 부담도 없다 이젠! 그리고 또한 책으로 인한 공간 차지 및 중고로 재처분 등의 번거로움도 없다! 게다가 책을 매번 들고 다니지 않아도, 언제든! 어디서나! 읽고 싶을 때, 책을 펼칠 수 있었다! (나는 핸드폰을 사용했으므로 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e-book 리더기를 사는 것도 이해가 되고, 새로 구독해보고 싶은 전자책 플랫폼들도 살펴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태블릿에 대한 니즈를 조금 느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태블릿을 사기엔 조금 과하지 않은가 하면서 아이패드의 쓰임을 좀 더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10년 종이 다이어리의 디지털화
그러면서 두 번째 사건을 맞이한다. 나는 매년 종이로 가계부와 다이어리를 작성해왔다. 약 중학교 때부터 이어져온 이 습관은 흔히 요즘 '다이어리 꾸미기'로 불리는 다꾸 습관이었다. 문구점에 가서 스티커를 구입하여 다이어리에 붙이고, 문화생활 후 티켓을 붙이고, 내 하루를 적어 넣고 그런 게 난 좋았었다.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이 다꾸 습관도 조금씩 변했다. 예전에는 내 하루를 적고 일상을 기록하는 데 큰 즐거움을 느꼈다면, 점점 직장 및 본격 일을 하면서부터는 '할 일'목록을 적고 이를 체크해 나가는 용도도 꽤나 커졌다. 그러면서 유명한 프랭클린 다이어리 같은 속지를 써보기도 하고 그랬다. 다이어리의 변화가 온 것이다.
그리고 가계부도 처음 몇 년간은 지출에 대해 '이건 어떤 항목으로 분류해야 할까?'와 같은 고민도 컸고, 1인 가구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모든 게 지출이 될 때의 놀라움 등을 겪으며 세세하게 daily로 매일 기록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 나의 가계부 기록에도 나름 노하우가 생겨, 이건 이 지출로 하자는 분류가 생겨서 그렇게 세세하게 기록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깔끔하게 정리를 할 수가 있다. 또한 최근 우연한 기회로 써 본 가계부 어플이 너무 편리한 것이 아닌가! -> 그러면서 다이어리와 가계부의 디지털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패드 어플들을 살펴보다 보니, '기록 + 스케줄 관리용'으로 쓸 수 있는 유용한 어플들도 있었으며, 아이패드 내에서는 굳이 스티커를 구입하여 붙이지 않아도 귀여운 디지털 이모지도 많았다! 또한 폰트도 귀여운 것들이 많은 것이 아닌가!
아이패드 드로잉 취미 결심
세 번째 사건은 아이패드로 드로잉 취미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사건이다. 사실 몇 번 시도하지 않긴 했지만 유튜브 시도를 했을 때, 얼굴을 찍지 않고 화면을 찍을 수 있는 구도를 구상하면서 '그림'에 대한 장점을 매우 느꼈다.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 않고, 영상을 다채롭게 채울 수 있었다. 나에게도 그런 재능이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었다. 또한 아이패드를 활용하여 설명을 하는 것도 나름 유용해 보였다.
그리고 마케터로 재직할 당시부터 마케터로의 한계로서 느꼈던 점은 바로 마케터는 '직접 결과물을 내지 못한다'였다. 나는 마케터 재직 시 콘텐츠 기획 후 -> 디자이너 분에게 전달하면, 디자이너 분이 최종 디자인을 만들어주시곤 했다. 그러다 보니 직접 하는 사람과 구상하는 사람의 간극 때문에 처음엔 디자인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디자이너 분과 많은 소통을 하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답답함도 너무 크게 느꼈다. 모든 것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기도 했고, 내가 생각한 것과 결과물이 달랐을 때 나오는 아쉬움도 너무 컸다. 또한 디자이너 분의 창작 권한을 너무 넘어서기는 어려웠기에, 그 부분에 대한 조심스러움도 컸다. 그러면서 내가 직접 결과물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들었었다. 그러면서 포토샵 같은 강의를 듣기도 했었는데, 재미있지가 않으니 흥미가 금방 사라졌다. -> 그런데 귀여운 캐릭터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드로잉에 대한 것은 흥미가 생겼다. 내년엔 드로잉 강의를 하나 들으며 취미로 시작해보기로 결심했다!
공부용
네 번째는 공부 용도이다. 최근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가 생겨, 해당 분야의 강의를 듣는데, 강의 메모들을 메모장으로 하자니, 조금 아쉬웠다. 그러면서 시각 화적인 메모도 가능하고, 직접 영상을 보면서 메모도 할 수 있는 태블릿을 구매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간단 업무용
그리고 마지막은 업무 처리 용도이다. 나는 주로 mail 소통이나 웹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맥북이 아니더라도 아이패드로 가능한 부분이다!
자 그렇다면, 이제 어떤 아이패드를 살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처음엔 아이패드를 너무 몰라서, 테크 유튜버분들의 리뷰를 보면서 대략적인 아이패드에 대한 감을 익혔다.
그리고 최종 추린 것은
아이패드 에어 4세대 (10.9) VS 아이패드 프로 5세대 11형 VS 아이패드 프로 5세대 12.9형이었다.
일단 11형과 12.9형은 차이가 클 것 같아, 여의도에 apple store 매장을 방문했다. 확실히 12.9는 크기는 정말 컸다! 그리고 엄청 무거울 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무겁지는 않았다. -> 그래서 처음엔 12.9로 마음을 굳혔다. 그런데 뭔가 뭔지 모를 찝찝함이 남아 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아이패드 프로 5세대 12.9형
장점
-> 맥북과 듀얼 모니터로 쓰기에 적합한 크기
-> 미니 LED!! -> 화질이 좋다 -> 동영상 감상에는 매우 좋다!
-> 화면이 큰 것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좋다!
단점
-> 애플에서 12.9형은 M1칩을 달면서, '맥북'을 대체할 수준이다!라고 광고를 하기도 했다 -> 그런데 막상 기능은 기존 태블릿에서 크게 벗어나는 수준이 아니었다. -> 즉, 사양은 너무 좋아졌지만 기존 소프트웨어 기능들은 크게 업그레이드되지 않아, 그 좋은 사양을 구동할 만한 재료들이 없는 것이다. -> 크기와 성능은 맥북을 대체할 만한 수준으로 진화했지만, '사용감'은 태블릿에 그치는 것이었다.
-> 무게는 677g -> 그런데 케이스까지 하면 거의 1kg 육박 -> 휴대성 취약
-> 가격이 부담스럽다. 매직 키보드 액세서리까지 사려고 마음먹으니 맥북을 뛰어넘는 가격이었다;
그리고 그다음에 가성비로 사려고 한 것이 아이패드 에어 4세대였다. 그런데 아이패드 에어 4세대는 뭔가 2018년 출시라, 지금 해당 에어를 사는 것이 크게 내키지 않았다. 그리고 사용 시, '휨' 등의 내구성 문제 등이 있다고 하고, 에어와 프로의 가격차이가 약 20만 원 선이어서, 이왕 사는 거 그냥 프로를 사자는 결론이 나와서 프로 11형을 살펴보았다.
아이패드 프로 5세대 11형
장점
-> 무게 468g! 가볍다! -> 휴대성 최고!
단점
-> 프로에 비해 화면이 작다.
화면 및 '전문적'으로 사용할 분들에게는 프로 12.9형이 좋을 수도 있다. 또한, 영상 감상을 많이 할 예정이라면 그것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각각 12.9형과 11형을 샀을 때의 모습을 시뮬레이션해보니, 나는 이미 맥북이 있으니 영상은 맥북으로 보면 되고, 굳이 맥북을 대체할 만한 수준의 12.9형 까지는 필요 없을 듯하고, 가장 큰 용도로 사용할 예정인 '다이어리 용도'에는 오히려 컴팩트하고 가볍게 들고 다니며 카페 및 이곳저곳에서 사용하기 좋은 ⭐️휴대성에 가장 큰 점수를 주어 11형으로 최종 결정했다. 또한 12.9형은 맥북과 듀얼 모니터 등을 고려해보았으나, 태블릿은 태블릿 용도로 휘뚜루마뚜루 쓰는 것이 가장 좋을 듯해 11형으로 최종 결정했다. 그리고 12.9형은 액세서리 등을 사려고 보니 맥북을 넘는 가격에 놀라, 프로 11형(펜슬 제외 약 95만 원)의 가격 정도가 맥시멈 지출 적정선이라고 느껴졌다.
원래 매년 연말이 오면 벽걸이용 달력과 종이 가계부 / 종이 캘린더를 구입하여, 새해맞이를 하는 것이 나의 루틴 중 하나였는데 올해는 아이패드를 주문해놔서 하지 않고 있다! 아이패드를 처음 지출할 때의 비용은 크지만, 기존 스티커 및 메모장 구입비도 여러모로 줄여주고, 책 구입비 등 다양한 지출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용도도 매우 많아, 해당 비용 지출은 투자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추가로 나는 mail 위주의 업무를 맥북으로 해결할 때가 많은데 이제 굳이 맥북까지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간단 업무도 아이패드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여러모로 매우 기대가 크다.
100만 원 선의 지출이기도 하고, 한 번 사면 오래 쓸 듯하여 약 한 달간 이 것 저것 많이 찾아보기도 하고, 고민도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물건을 구입했을 때의 '만족감'이란 것이다. 12.9형을 주문했다고 가정하면, 너무 큰 지출 같아 마음이 조금 무거웠으며, 케이스 이후 무게가 생각보다 무거워서 그것도 조금 마음에 걸렸었다. 그리고 에어 4세대는 뭔가 구형을 사는 것 같아서 기쁜 마음이 들지 않았다.
원래 아이패드를 산다고 하면, 기뻐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왜 안 기쁘지...! 생각하면서 내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며 최종 결정을 이어나갔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나에게 나름 최선인 결정을 할 수 있었다.
아이패드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다 보니, 댓글에 자신의 상황을 적고 추천해달라는 글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 결국 최종 결정은 내가 하는 것이고, 사용할 사람도 나이기에 열심히 머릿속으로 상상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것이 최선인 듯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높은 점수를 준 부분에 만족을 해야 하는 것이다. 11형을 사고도, '계속 12.9형을 샀더라면...' 하면 당연히 만족감이 떨어진다. 나는 ⭐️휴대성에 높은 점수를 주었기 때문에, 카페 및 여기저기 들고 다닐 때마다 계속 만족하게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근 재테크 및 '돈'관련 책과 글, 영상들을 많이 보다 보니, '돈'을 사람처럼 인격처럼 대우해주는 이야기가 나왔다. 돈이 자신을 기쁘게 사용하고, 좋은 곳에 사용하는 것을 느끼면, 그 사람에게 더욱 가고 싶어 한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다. 조금 과장되게 들릴 순 있으나, 대부분 사람들의 돈은 한정적이고, 그 안에서 좋을 선택을 해야 하기에, 또한 딱 필요한 물건을 잘 구입하여 추가 구매가 없어도 만족스러운 선택이 되었으며 하는 바람으로 해당 글을 적어보았다. (사실 아이패드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과 긴 선택 과정에 대한 후련함 등 여러 가지가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내년엔 일러스트도 추가된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보고 싶다! HAPPY NEW YE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