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과했다.

언제쯤 철이 들런지...

by 능쌤

신경초종 수술한 지 한 달 하고 열흘이 지났다.

욕심이 늘었다. 수술 전후로 통증과 저림으로 왼손에 힘이 없어 손톱을 스스로 깎을 수 없었다. 3주 전 생전 처음 네일샵에 가서 각질 제거하고, 손톱에 영양도 듬뿍 바르고 반짝반짝 빛나는 손톱을 자랑하며 집에 돌아왔었다.

3주 후 손톱이 자라서 불편을 느꼈다. 왼손은 조금씩 저림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마약성 진통제를 먹고 있다. 왼손 엄지와 검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손톱을 깎기 아직 어려웠다. 다시 예약하고 간 네일샵에는 여전히 반짝반짝 예쁜 매니큐어들과 손톱 젤들이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었다.

친절한 원장님께 손을 맡겨 스크럽, 각질 제거, 비타민 공급, 큐티클 정리, 영양제 바르기 등 관리를 받고 행복을 누렸다. 처음 관리받을 때처럼 영양제까지 바르고 기쁜 마음으로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같은 가격에 매니큐어도 포함되어 있어 포기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예쁜 손톱을 경험해보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옅은 분홍색 매니큐어를 한 번만 칠해달라 요청하였다.

이 예쁜 색 매니큐어가 문제였다. 원장님은 쓱싹쓱싹 빠른 속도로 칠한 후 다시 반짝이는 색을 위에 칠했다. 바람이 나오는 기계에 손을 넣고 한참을 말린 후 지난번보다 더 은은하게 반짝이는 손톱을 자랑하며 샵을 나올 수 있었다. 손톱을 바라볼 때마다 너무 예뻐 맘이 흡족했지만 너무 손에 무리한 작업을 한 것이 아닌지 염려가 되기 시작했다.

역시 나의 고민은 현실이 되어 다가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 저리던 왼손 엄지, 검지, 중지가 조금씩 붓는 느낌이 들더니 이전보다 조금 더 저리기 시작하였다. 얼른 매니큐어를 지우고 싶었지만 집에는 리무버가 없었고 이미 밤이 늦어버렸다.

예쁜 손톱에 정신이 팔려 아직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임은 망각하고 욕심을 부렸다. 욕심으로 진행한 일은 언제나 결과가 좋지 않다. 나의 상황에 가장 알맞은 일을 선택하기 위해 겸손히 욕심을 내려놓고 상황을 말간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나이를 이리 먹어도 항상 일이 발생한 후 후회하며 깨달으니 철이 들려면 아직도 멀었나 보다. 으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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