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나 답기만 바라는 것은 어쩌면 책임감 없는 행동일지 모르겠습니다.
마냥 나 답기만 바라는 것은 어쩌면 책임감 없는 행동일지 모르겠습니다.
나 답고 싶은 게 책임감이 없는 행동인 걸까?
고등학교 이 학년 때 우리 반 선생님은 목요일 조회 시간에는 우리에게 책 한 소절 소개하기라는 이상한 것을 시키셨다. 이번주는 자신의 차례이니 다음 차례인 1번이 준비해 오길 바란다고 하셨다. 나는 앞 번호이지만 평소에 책을 읽어 상관없었다. 내 차례가 오기 전까지 한 달이 남아, 읽던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구절을 색연필로 쭉쭉 긁으며 읽었다. 그러다 내가 발표하기 일주일 전 같은 반 남자아이가 발표를 했다.
자신이 요즘 읽는 책이라며. 얼굴을 붉히며 한 구절을 읽었다.
“어떤 사람들과 있어도 자신의 모습이 항상 같길 바라는 것은 책임감 없는 모습이다.”
사실 별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아,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가 이야기한 것은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 결혼을 해, 가장이 되고 아버지가 되었는데 아버지가 되기 싫다고 도망갈 수 없지 않냐고. 자신은 좋아하는 사람의 책이라 읽고 싶었다고 했지만 나에게는 그 이야기가 깊게 다가왔다.
모든 사람에게 나의 모습이 똑같길 바라기에는 나의 모습은 너무나 다양하고 많습니다. 또한 나는 살며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요. 그러니 항상 달라지는 나의 모습에 매번 자괴감을 느끼기에는 그 시간들이 너무 아깝습니다. 나 다움 속에서 잊지 않길 바랍니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그러나 상반되게도 나는 가끔 항상 누구에게나 같은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그들은 누군가에 의해 자신이 결정되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