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퇴사 일지: 비공식 첫 직장

좋은 인연이 결국 좋은 기회로 이어진다.

어떤 식으로건, 언제건 어느 때건 좋은 인연과 좋은 기억을 쌓아두면 그것이 좋은 결과로 항상 이어지곤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던 와중에 가장 고민이고 골치였던 문제를 의외로 쉽게 풀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것 덕택이었죠.


2017년 가을이었을 겁니다. 이제 막 제대하고, 학교에 돌아온지 약 1년이 지났고, 전 이제 4학년에 접어들어 졸업을 위한 준비를 비롯해서,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을 때 였습니다. 당시에 우연히 기회가 맞아 작게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다른 좋은 기회로 이어져 1인 기업치곤 매출 흐름이 생각보다 컸고, 견조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수학하고 있는 유학생의 신분에다, 사회를 경험해보지 못한 학생의 신분으로는 큰 돈을 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돈 보다는 미래의 성장성이나 잠재력에 눈을 더 많이 돌리고 있던터라, 이 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치솟고 있었습니다. 작은 시장 진출 대행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사실 대단한 업력이나 기술 없이 그냥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시작했던 것이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어 계속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제 고객사가 속해있던 산업은 아직 태동기에 불과했고, 고객사들은 특히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았던 시점 입니다. 다만, 주변에 한국어를 능숙하게 하면서도 중국어를 할 줄 아는 믿을만한 사람이 충분히 배치되지 않았던 것이 제 사업이 작게나마 흥 할 수 있었던 좋은 틈새였던 것 같습니다.


영업을 하겠다고 닥치는대로 오프라인 행사나 컨퍼런스 무료는 전부 찾아갔고, 유료는 심사숙고해서 투자 한다는 생각으로 찾아 갔습니다. 부스 모두에 명함을 돌리며 인사를 나누고, 인기가 많아 보이는 사람들에게 닥치는대로 말을 걸어봤죠. "한국에서 유학온 대학생인데, 당신 회사 기술에 관심이 많고 사업에 관심이 많다. 혹시 이런 저런 것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느냐" 등 정말 없는 것이라도 최소 2~3개는 쥐어짜서 질문을 만들어 냈던 것 같습니다.


전혀 모르는 기업을 만나더라도, 주변을 배회하며 무슨 얘기하나 잘 듣고 있다가, 관련 주제로 질문을 더 던져보기도 했구요. 그렇게 한 고객사의 눈에 띄어, 꽤 오랫동안 함께 일할 기회를 얻었었습니다.


대행사 산업이 대개 그렇듯, 오래가기 쉽지가 않습니다. 특정 기술이나 노하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트렌드에 잘 맞춰야 하기도 하고, 그 노하우와 수요를 독점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결국엔 조금씩 풀리기 마련 입니다. 그리고 그 노하우가 풀리고, 좀 더 전문성을 가진 다른이가 나타나면 신규 경쟁사 혹은 시장이 충분히 커진 뒤 접근하는 대형 경쟁사의 진입으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시 저는 제가 하는 사업의 향방이 그렇다고 생각했고, 아직 조금이라도 어릴 때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미래 남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정도의 실력과 노하우 그리고 저만의 경쟁력을 찾아내고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일을 정리하고, 새마음으로 배울 수 있는 직장을 찾아서 저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통해 배워야겠다고 다짐한 그 때, 제 전 고객사에서 임원으로 계시던 한 분이 이번에 나와서 창업을 하게 되었는데, 아시아 태평양 시장과 한국 시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당시 그 분은 업계에서 이미 탄탄한 입지와 인망을 갖고 있었고, 기술과 지식 또한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 받곤 했어서, 좋은 기회였죠. 근데 "왜? 나? 왜!? 한국인인데!? 게다 경력이라곤 잠깐 대행사 해본게 전부인 사회 초년에 무경력 대학생인데!? 심지어 졸업도 아직 못한.."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대행사 사업을 하고 있었을 당시에, 웹사이트도 없이 크게 진행하지는 못하고 말 그대로 발품 팔아 지인 영업만 하고 있던.. 좋게 말하면 소위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사업체였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작고 볼품 없던 그런 사업체였습니다.


큰 산업과 기술의 태동기에는 이런 종류의 대행사가 부지기수로 늘곤 했는데, 제게 제안을 줬던 그 분이 소속되어있던 회사에 제안을 준 대행사가 30곳은 넘었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공격적이었고, 가장 성실하게 해줬어서 고마웠다고 합니다. 그 때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언젠가 사업을 하게 되면 꼭 저 팀을 데리고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고 말씀 해주셨죠.


너무 감사했고, 감격이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하여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누군가 저는 잘 하고 있었고, 그래서 같이 일하고 싶다고까지 말하니 함께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게 승낙했고, 저희는 한 팀이 되기로 했죠.


그렇게, 제 첫 직장 경험이 시작 됐습니다. 근데 왜 비공식일까요? 그건 다음 편에 또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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