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래픽 디자이너입니다.
주변 디자이너들과 마찬가지로 프로젝트 마감을 위해 매일같이 고군분투하는 아주 평범한 <디자이너>입니다. 저의 친구들은 이런 저의 직업을 부러워합니다. 단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이유로 말이죠. 오직 일적인 부분으로 제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해야 행복한 거 아닐까요? 단순히 회사에서 기계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행복일까요?
나를 부러워하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도 디자이너야 실무적인 일을 안 할 뿐이지, 그렇지 모두가 디자이너야” 이 말을 들은 제 친구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음 역시나 예상했던 반응이네요... 뭐 아무튼 대략이나마 친구에게 설명해주고 싶지만 좀처럼 귀를 닫아버립니다. 그래서 항상 혼자 생각하고 일기장에 옮겨두고는 혼자만의 다짐으로 끝내버립니다. 그리고 지금 그 일기장에 적은 내용을 조금 공개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앞서 말한 <하고 싶은 디자인> 이 무엇일까요?
난 그림을 잘 그리니까 일러스트만 해야 한다? 난 폰트 감각이 뛰어나서 편집만 해야 한다? 이런 실무적인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일>과 <디자인>은 구분되어야 하고 <디자인>은 모두가 할 수 있고 모두가 해야 합니다. 이런 말들은 들어보았을 겁니다. “당신 인생의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거의 속담처럼 들리던 아주 흔한 문장이죠. 근데 so what? 그래서 어떡하라는 걸까요?
저는 이 투박하고 좀처럼 해답이 안 보이는 문장을 좀 더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표현으로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디자인해야 합니다”라고 고쳐 말하고 싶습니다.
시스템의 기대(expectation)에서 벗어나세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시스템의 굴레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정 나이 동안 부모가 입혀주는 옷을 입고, 먹여주는 음식을 먹고, 똑같은 교복에 똑같은 교육을 받고, 직업 선택도 온전히 본인 스스로 하기보단 생계를 위해 또는 주변의 기대치를 충족하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깝고 씁쓸한 사실이죠. (물론 저 또한 그래 왔습니다)
언젠가 좋은 회사를 들어가야 하고, 그다음엔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그다음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해서 토끼 같은 자식을 낳아야 하고... 우리는 이런 시스템 속에서, 그리고 주변의 시선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원하던 목표치를 이루었다 해도 또 다른 기대치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계속 이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일까요? 사회의 시선을 눈치 보며 나의 기대치가 아닌 누군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아가야만 할까요?
저는 절대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또한 그러지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인간>이기 전에 각기 <다른> 인간으로 태어났습니다. 모두가 다른 생김새, 다른 목소리, 다른 감정, 다른 감성, 다른 아우라를 가지고 있죠. 똑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미 여러분들은 저마다 다르고 소중하고 특별한 <예술>로 태어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부터 우리 앞에 닥친 선택의 순간들을 우리가 직접 선택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오직 나의 감정과 감성에 의해 선택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선택의 기준은 행복입니다. 온전히 나 스스로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선택의 기준입니다. 만약 너무 어려워서 무언가를 선택을 할 수 없다면, 행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스스로 찾아나가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인생을 <디자인>하는 거라 할 수 있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일이 결국 나를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굳이 실무 디자인을 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행복을 찾는 것 만이 진정한 디자인이고 삶(Life)이라 생각드는 하루였네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