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우리는 소비자로서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마다 "이 디자인은 정말 멋지다"라고 생각하면서 한 가지 놓치는 부분이 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게 외적인 디자인부분만 보는 경우가 많다) 그건 바로 디자인 뒤에 숨겨진 '서비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어떤 공간이나 여행지를 가면 그냥 외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그 곳에 들어선 순간부터 나오기까지 <브랜드를 경험하는 모든 접점에서> 소비자로서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받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세상에 공개될까?
two point three는 브랜딩·그래픽 디자이너 2인 이서 디자이너들을 위한 글을 쓰는 브런치이며, 우리 2인과 브랜드 기획자 신예지 님을 포함해 총 3인 이서 an.other라는 브랜딩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어나더는 단지 시각적인 브랜딩 디자인에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본질은 개인에 있다 생각하고 브랜드 컨설팅의 새로운 프로세스를 개척해 나아가고 있다. 오늘은 우리가 프로세스의 고도화와 차별화를 위해 유저 관점을 분석하고 적용하고자 도입한 서비스디자인 방법론과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에 대해 글을 작성하였다.
01. 서비스 디자인이란 과연 무엇일까?
서비스 디자인은 말 그대로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이며 유/무형의 서비스를 함께 다루며 결과물보다는 앞 단의 조사와 니즈 도출, 방향성 설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서비스 디자인의 산출물은 무엇이든 나올 수 있고 사용자 조사와 분석된 니즈에 따라 결과물이 결정된다. 일반적인 디자인 영역보다는 디자인이 포함된 조사와 기획/전략을 다루는 분야라 디자이너, 경영자, 심리학자, UX 전문가뿐만이 아니라 이해관계자와 실질 사용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서비스 디자인의 프로세스는 그 유명한 더블 다이아몬드의 Discover - Define - Develop - Deliver의 네 단계의 프로세스를 따라간다.
첫 번째 단계인 Discover 즉, 발견 단계에서는 우리가 디자인하려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 사용 환경, 사용 단계와 사용 경험을 관찰하고 그들이 겪고 있는 Pain point와 Needs를 파악한다. 이때는 다양한 관찰과 조사기법을 통해 최대한 많은 양의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좋다. 다음 단계인 Define에서는 앞선 과정을 통해 찾은 인사이트들을 연결하여 통찰력 있는 방향성을 도출한다. Develop 단계에서는 방향성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고 니즈를 충족시키는 결과물을 아이데이션을 통해 발굴한다. Deliver 단계에서는 산출물에 대해 최종적으로 검증하고 사용자들에게 전달한다. 집중해야 할 점은 사용자를 파악하는 것, 사용자의 불편과 니즈를 발견하는 것, 발견한 문제를 정의하고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감과 경청, 그리고 통찰이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Discover -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 사용 환경, 사용 단계, 사용 경험 관찰하고 Pain point와 Needs를 파악
Define - 인사이트를 연결하여 통찰력 있는 방향성 도출
Develop - 방향성에 따라 문제 해결, 니즈를 충족하는 결과물을 발굴
Deliver - 산출물 최종 검증, 사용자에게 전달
02. 서비스 디자이너가 되면 무슨 일을 하는가?
서비스 디자이너의 할 일은 사용자에서 시작하여 사용자로 끝난다. 그리고 만들어내야 하는 결과물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어야 하기에 답은 사용자에게 있다.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은 논리적이어야 하고 결과물의 분야에 제한이 없다. 참여하는 사람 또한 다양하다. 서비스 디자이너는 서비스가 돌아가고 있는 현장에 직접 투입되어 사용자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행동과 표정을 관찰하며 환경을 파악한다. 병원 서비스라면 병원에 가서 24시간 동안 사용자들이 어떤 여정으로 어떤 경험을 하는지, 그리고 공급자와 환경과는 어떻게 인터랙션 하는지를 직접 경험하며 파악한다. 그리고는 사용자와 공급자에게 물어본다.
‘무엇이 불편한가, 무엇이 문제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사용자에 기반한 논리력만이 가장 위대한 척도이고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의 반 이상이 조사와 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히려 서비스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업무는 많이 하지 않을 수 있지만 디자인 방향성을 알려주는 중요한 업무를 할 수 있다. 결과물을 내야 하는 단계가 왔을 때 앞의 조사와 조사 결과, 방향성을 명확히 알고 이를 반영한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재미있는 과정이 될 것이다. 굉장한 아이데이션을 통해 결과물의 디자인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비스 디자이너는 이 과정을 모두 할 수 있어야 하며 만능 엔터테이너, 만능 커뮤니케이터가 되어야 한다.
03. 서비스 디자이너가 가져야 하는 마인드셋
서비스 디자이너는 <공감과 통찰>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그 외에는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은 아니겠지만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 공감은 위의 질문에도 있었지만 사용자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자세 중에 하나이다. 일단 그들의 상황, 감정, 맥락에 공감을 해야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그들에게 필요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디자인은 그냥 사용자가 '이게 문제예요' 하는 답을 원하지 않고 그 문제를 직접 찾아내야 한다. 대부분 사용자가 입을 열어 '무엇이 불편해요' 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 피상적인 문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급자의 상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 불편함이 사라질 텐데 하는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 서비스 디자이너는 사용자와 그리고 공급자 모두에게 공감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여 상호적으로 최고의 해결책을 이끌어내야 하고 그러려면 일단 많은 공감의 시간이 사전에 있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통찰이다. 통찰력은 모든 업무에 필수적이지만 서비스 디자이너에게 매우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하고 조사를 진행하면 정말 다양한 조사 결과들이 쏟아지는데 어떨 경우 몇십 시간이나 되는 시시티브이 영상을 계속 보며 무언가를 알아내려 애써야 할 수도 있고, 2시간씩 10명의 인터뷰 중에서 인사이트를 찾는 경우도 있다. 이런 많은 데이터 사이에서 통찰력을 발휘한 인사이트와 패턴을 찾아내야 하고 '왜'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한다. 영상을 분석하며 사용자들의 특정한 패턴을 찾아내고 사람들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이유는 무엇인지, 그것이 사용 경험에 어떤 영향이 될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한 단계 한 단계 모두 통찰이 필요하다. 큰 전체를 바라보고 하나의 흐름을 꿰뚫을 수 있는 능력은 정말 중요하게 작용하고 이 능력은 보통 디파인 단계에서 많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쓸만한 방향을 도출하지 못하면 조사 결과 분석 단계로 다시 돌아가 또 아이데이션을 하기도 한다.
이상으로 서비스 디자인과 관련된 첫 번째 글은 간단하게 서비스 디자이너란 무엇인지, 서비스 디자이너는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마인드셋을 가져야 하는지 세 가지로 정리해보았는데, 다음번엔 서비스 디자인에 있어서 어떤 게 가장 중요한지와 향후 전망에 대해 정리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