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other branding Sep 20. 2020

"그 디자인은 나도 하겠다."

디자이너의 모든 노력을 무너뜨리는 한 마디.

디자인을 하다 보면 정말 많은 클라이언트들을 만나게 됩니다. 디자인을 보는 눈을 가지고 디자이너와 컨셉부터 시작해서 전체적인 소통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디자인을 보는 눈이 아예 없어서 "이런 디자인은 나도 하겠다"라고 말하는 무례한 경우도 있습니다. 간혹 후자와 같은 난감한 고객을 만나게 되면 머릿속으로 생각을 합니다. '디자인 감각이 없고 직접 할 수 없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의뢰해놓고 왜 나도 할 수 있겠다며 비판할까' 

결론만 말하자면, 디자인을 보는 눈이 없기 때문에 잘 된 디자인을 보고도 그저 비판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제 아무리 트렌드를 반영한 잘 된 시안이라고 할 지라도 아래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1. 원색 컬러가 아닌, 톤이 변동된 컬러 - 희끄무레한 색상, 느낌 없는 색상
2. 심플한 라인, 도형 등으로 구성 - 피피티로 누구나 할 수 있는 디자인
3. 강약을 조절한 타이포그래피 - 그냥 글자 or 뒤죽박죽 엉망인 글자

(멘탈붕괴)





1. 잘 된 디자인을 분석한다.


이전에 브랜딩과 회사소개서 제작을 위해 한 기업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첫 번째 시안을 들고 방문을 하자 우리 팀이 만든 시안을 보겠다며 8명 정도의 직원들이 회의실로 모여들었죠. 디자이너들과 내가 열심히 시안을 설명하고 당신의 기업 브랜드에는 이러한 이미지로 가야 한다고 의견을 어필하였습니다. 그러자 한 명씩 돌아가면서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을 하기 시작했는데 "컬러에 느낌이 없어요" "우리 회사랑 맞지 않는 이미지예요" "잘 모르겠어요" "이거 그냥 라인 아닌가요?" "너무 심플한데, 대충 만든 거 같아요" "에이~이건 나도 그리겠다(?)"


정말 과장을 하지 않고 8명의 다른 사람들이 모여 제각각 다른 피드백을 냈고, 디자이너들을 앞에 앉혀둔 뒤 듣거나 말거나 하는 생각으로 내부 회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계속 라인이 너무 심플하다며 좀 더 화려하고 눈에 보이는 확 띄는 디자인이 나올 수 없냐고 얘기했고 너무 답답한 나머지 "잘 된 디자인 예시를 보여드릴게요" 라며 제안했습니다. 그들은 처음엔 다른 예시를 보면서도 심플하고 밋밋하다며 비판하는 시각을 보였지만 여러 선두주자에 있는 기업들의 (트렌드가 반영된, 잘 된) 디자인을 본 뒤엔 "저게 트렌드 인가 봐요" 라며 보는 시각을 달리하였습니다.



2. 디자인은 현시대를 반영한다.



이미 유명한 기업들, 선도주자에 있는 브랜드들은 트렌드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여 그 결과를 디자인에 반영합니다. 그 기업들은 명확한 소비자의 행동 분석을 통해 여러 유형을 분석해내고, 정확한 데이터로 소비자와의 모든 접점에서 기업의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을 하고 있습니다.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명함 한 장이 아니라 브랜딩, 웹사이트, 홍보물, 회사소개서, 카드 뉴스, 기타 마케팅적 모든 요소 등이 포함) 즉 우리가 평소에 길에서 접하는 모든 광고물부터 시작해서, 어플리케이션, 홈페이지 등은 현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죠.



디자이너는 결과물 하나를 만들기까지 당신의 기업(브랜드)이 어떤 *카테고리에 있는지부터 분석을 한 뒤, 그 카테고리 범주의 동종업계 디자인을 분석하고, 경쟁사로 부터 어떤 차이점을 도출해낼지 연구를 합니다. 그렇게 심혈을 기울 혀 디자인을 한 결과물을 본 뒤 "이건 나도 그리겠다"라고 말한다면 어쩌면 당신의 기업(브랜드)을 위해 공부하고 노력한 시간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리는 말일지도 모르죠. 같은 원형 일지라고 해도 이것이 그냥 단순한 동그라미 일지, 트렌드를 반영하고 브랜드를 돋보일 수 있게 하는 디자인 요소인지 판별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디자인 시각을 높여야 하는데 그게 어렵게 느껴진다면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디자인적 시각을 높일 수 있는 간단한 방법

1. 당신(브랜드)이 속한 브랜드의 카테고리를 분석한다.

ex) 뷰티업계, 스타트업, 의류 브랜드, 임대업, 식품, 유아 아동 etc

2. 카테고리에 속하는 타사 디자인을 분석한다.

업계 1위부터 시작해서 동종업계, 경쟁사 들의 다양한 디자인을 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 선두주자의 브랜드들은 이미 현시대를 반영한 디자인 트렌트를 적용하고 있다.

03. 지디웹, 디비컷, 비핸스 등 디자인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자주 탐색하라.

04. 디자인을 피드백할 때에는 개인의 시각이 아닌 컨셉에 맞는지, 트렌드가 적용되었는지

두 가지의 기준점으로 판단하는 습관을 가진다.



어찌 보면 디자이너가 해야 하는 귀찮고 골머리 아픈 일이라고 생각되겠지만, 디자인을 알고 바라보는 것과 알지 못한 채 바라보는 시각은 그 깊이가 너무나도 다를 수 있고 그 한 끗 차이에서 당신의 브랜드가 10년 전에 멈춰 있을지 혹은 미래를 바라볼지가 결정됩니다.


자신의 브랜드가 발전하기 바란다면, 조금 더 트렌드가 반영되길 바란다면,

오늘부터 아주 작은 습관부터 들여보는 것이 어떨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