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8] 같이 합시다!
'네트워크가 좋다.' '발이 넓다.' ' 인맥이 좋다.'
표현은 달라도 모두 한 가지 뜻으로 사용되는 것임은 누구나 끄덕이는 말일 것이다.
살면서 좋은 인맥을 쌓고 보유하고 있는 것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 이직을 할 때,
.. 결혼 적령기에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
.. 급하게 어디인가를 예약해야 할 때,
.. 전혀 모르는 분야의 정확한 정보가 빠르게 필요할 때,
.. 혼자 결정하기 너무나 쉽지 않은 문제로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할 때,
.. 일을 진행하며 영업, 사업 제휴, 전략적 파트너십이든 믿을만한 창구를 통한 도움/협의가 필요할 때,
.. 그리고 나한테는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절실히 필요한 그 무엇을 나누고 싶을 때,
그렇다면, 이런 좋은 인맥을 쌓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의 기준으로는 인맥은 크게 네 가지 부류로 나누어진다.
.. 대학 이전에 만나 서로 A to Z를 알고 있으면서도, 서로 추구하는 삶의 방향, 그리고 영위하는 업의 영역까지 비슷한 사람
.. 사회 / 업무적으로 만났으나 서로의 공감대가 / 케미가 / 관심사항이 / 삶의 방식이 유사해 자꾸 보고 싶어 보게 되고, 서로 무엇이든 주고받는 게 자연스러워진 사람
.. 대학 이전에 만났으나, 현재 사는 방식 또는 업이 달라 자주는 못 보지만 가끔 보면 편안한 사람
.. 사회 / 업무적으로 만나서 일적으로 상호 존중하며, 가끔 보지만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사람
이러한 인맥을 쌓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꼭 지켜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된다.
.. 내가 필요한 상황, 시간만을 생각하여 쉽게 연락을 하지 말자. 상대방에겐 중요한 업무 중이거나, 개인만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연락을 취하기 전 기본적인 노력 (포털 검색, 발품을 팔아서 확인 등)은 하는 성의가 필요할 것이다.
.. 내가 누군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나를 통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나만의 'it'을 찾아보자. 그리고 내가 줄 수 있는 부분은 미리 상대방에게 나서서 줄 수 있는 여유마저 있다면 나중에 절실히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 연락하기 한결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 물건 욕심이 있는 사람이 있듯이, 사람 욕심 많은 이들도 있어 내가 알고 있는 인맥이 나만의 소유물 / 자산으로 생각해, 나를 빼고 그들끼리의 만남이나 인맥 연결을 꺼리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SNS를 통해 얼마든지 교류의 장이 열린 요즘에 꼭 나를 중심으로 한 인간관계가 나의 위치를 대변해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나를 중심으로 가 아닌, 나를 포함한' 네트워크 울타리가 넓어지도록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인맥 넓히기 전략이라 생각된다.
.. 사람일 모른다는 말이 있다. 직장에서 퇴사할 때 '이 회사 쪽으로는 XX도 안 눌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충실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우리 삶의 그리고 일의 반경은 한계가 있어 결국은 꼭, 중요한 순간에 만나게 된다. 과거 근무했던 기업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퇴사 후 한참 지난 후 두 곳 모두와 진행하게 된 적이 있었는데, 결국 같이 일했던 동료들을 다시 보게 되고 그들의 도움으로 내부 방향성을 좀 더 빨리 파악해 수월하게 진행한 경우가 있다. 나의 떠나는 뒷모습을 나는 볼 수 없지만, 내 등 뒤에 서있는 사람은 그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돌아설 때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 약속을 하고 난 후에, 다른 약속이 중복되어 발생할 경우 우선순위를 따져보고 뒤로 미뤄도 되겠다는 생각, '이거는 취소해도 되겠지 (나의 기준에서)'라는 생각이 드는 약속이 있다. 이런 약속이라면 차라리 만날 약속을 하지 말자. 정말 불가피하다면 약속 취소 요청을 할 때 꼭 다음 약속을 잡자. 나에게 더 중요한 우선순위에 의한 취소이지만, 상대방은 나와의 약속을 위해 본인의 다른 약속을 취소하였을 수도 있다.
.. 어렵다, 안될 거 같다는 말을 하기는 힘들겠지만, 가/불 여부를 명확하게 해주는 것이 상대방의 소중한 시간을 절약해 주는 것이다. 당장은 쉽지 않다는 거절을 전하기가 어렵겠지만, 그래야 상대방도 다른 대안을 찾을 시간을 주고 헛된 희망을 주지 않을 것이다. 불가능할 것을 알면서도 '한번 알아볼게'라는 말은 그 순간에는 관계의 지속일 수 있어도 결국 반복되면 나에게 연락을 취하는 인맥이 어느 순간 줄어들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 도움을 받은 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에 대한 결과나 경과를 공유하는 경우가 드문 것 같다. 인사치레가 아닌 당신의 도움으로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 어떤 결과가 되었다는 것을 전달해 준다면, 도움을 준 사람도 본인의 도움에 대한 결과 자체만으로도 본인의 행동에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며, 다음 기회에 비슷한 요청이 올 경우에도 더 성의 있는 의지로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내가 성취한 그리고 준비하는 많은 일들의 (학업, 이직, 프로젝트, 창업 등) 80% 이상이 네트워크, 인맥을 통한 결과였다고 생각된다.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며, 그저 여러 점들을 어떻게 연결하여 선을 만들어볼까 하는 연결 고리 역할 만으로 하나씩 쌓아왔다고 생각된다.
'같이 합시다.'라는 내용을 적으려다, 나는 어떻게 인맥을 쌓아왔지, 좋은 인맥은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를 생각하다 서론이 길어졌다.
지난 3달 동안 1인 창업으로
--> 영위할 업의 영역 선정
--> Business Model 구축
--> 사업 계획서 작성
--> Brand acquisition
--> 신규 브랜드 론칭 전략 및 채널 전략 수립
--> 브랜드 독점 계약
등의 업무를 진행했다.
진행 중에 수입통관, 식품검역, 물류 등의 디테일한 업무들, 내가 현업에서 직접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던 부분들에 어려움이 있어 가장 친한 친구를 통해 나와 유사한 비전을 공유해 미리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친구 후배를 만나는 자리를 요청해서 만나게 되었다.
내 도움만 요청할 수 없어서, 친구 후배가 요즘 사업하면서 고민이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미리 물어보니 마침 브랜드 전략에 고민이 있다고 하여 그렇다면 내가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기로 하고 상호 필요 부분을 충족하는 자리가 되었다.
나의 고민들을 이야기하고 기 진행한 스토리를 듣고, 그 친구의 고민을 듣고 이야기하다 보니, 친구 후배가 새로운 제안을 했다.
'통관, 물류, 검역'등은 똑똑하다고 빨리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물리적인 절대 시간이 들어가는 부분이니, 이 영역은 본인이 기 구축한 인프라를 내가 활용하고 대신 그 시간을 본인 사업의 브랜드 전략 수립에 써 달라는,
.. 결국 서로의 시간을 서로가 buying 해서 좀 더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자는 의견이었다.
이후 3주간의 고민과 다양한 협의, 조건 등의 의견을 나누며 6개월간 Grace period를 같고 서로 함께 일해보기로 합의를 보았다.
6개월 후 상호 시너지를 확인하면 회사를 merge 하는 과정까지 고려하기로..
결과는 지켜봐야겠지만, 같이 일하게 된 지 3주가 지난 오늘을 기준으로 본다면 아직은 맑음, 앞으로도 다가오는 먹구름은 아직 보이지 않음이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과 상호 핵심 경쟁력을 인정하여 이를 스왑 한 결과가 어떨지 나조차도 궁금하다.
수많은 dot이 연결돼 선이 되는, 인맥&네트워크의 connecting dot이 결국은 빠른 실행으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 한번 검증하기 위한 하루가 또 시작되고 있다.
나도 누군가의 인맥에 들어 있다면, 언제든 그들의 선을 이어가기 위한 하나의 점이 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