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꼭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는 않는 영화를 찍으며
6년 전이면 2020년, 20대 초반 때이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솔직히 많이 다르지. 많이 바뀌었지.
같은 점도 있다. 삶의 환경에 따라 불안을 느낀다는 것.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소속의 부재에 많이 불안해하곤 했다.
내가 있어야 한다는 효능감, 그게 나를 먹여살린다.
애석하게도 상당한 부분이 일에서 충족되어야 한다.
그래.. 그건 나름 슬플만한 것 같네.
하지만 또 달라진 점은 회복탄력성이 있다는 것.
주저앉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다 보니
다리가 짧아졌나보다. 금세 일어나게 된다.
그런 내가 좋다.
나는 내가 좋고 내 삶도 꽤 괜찮아.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안온하게 삶을 유지해나가는 임무가 즐거워.
"사느라 수고가 많아.
혹시나 힘에 부치면 언제든 덜 열심히 살아도 된다는 걸 기억해줘."
이때쯤의 나는 아직 많이 여렸나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나보다.
자기 확신을 가지는 글이 수두룩하네.
말하다 보면 그 말에 가닿는다는 걸 믿어.
말하는 대로 살아지고
생각하는 대로 살아지고
말과 생각은 나를 이루는 근간이 돼.
그것도 아주 중요한.
두려워하지 않고, 두려워도 견뎌보며
조금씩 내딛어오니 어느덧 20대 후반이 되었다.
그리고 내 삶에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네.
예전보단 상대적으로 덜 순수한 것 같아.
여과없이 감정을 느끼던 과거와
맷집으로 걸러듣는 지금
그렇게 조금씩은 어른이 되어간다.
다채롭던 선택지를 상상하던 예전과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를 줄 아는 지금
그래 이것도 꽤 괜찮아.
순수하지 않은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네.
그때의 내가 쓸 수 있는 게 있고
지금의 내가 쓸 수 있는 게 있다
그때만 할 수 있는 것과
지금만 할 수 있는 게 있다
그러니 다 필요없고 지금은 살면 그만.
여유는 꼭 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