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지금부터 이야기하려 하는 <아바타 : 아앙의 전설>보다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가 좀 더 대중들에게 친숙한 것 같다.
필자도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이번에 아바타 드라마 나온데!"라고 신나서 말했다가 결국 서로 다른 아바타를 이야기하는 것을 몇 분 후에나 깨닫고 웃었던 적이 있다.
아무튼 이번에 실사 드라마화되는 아바타는 미국의 니켈로디언에서 방영한 TV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은 2005년에 방영했으니 무려 약 20년 전 작품이다.
그림체를 보면 알겠지만 아이들을 타게팅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지금은 아저씨 아줌마가 되어버린 30~40대들에게 은근 인지도가 있는 작품이다.
니켈로디언의 애니메이션 <아바타 아앙의 전설>
위의 사진 중 가운데 있는 화살표 머리가 이 시리즈의 주인공 '아앙'이다.
한국인들에게는 특정한 밈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는 이름인 데다 아앙 일행이 타고 다니는 바이슨의 이름이 '아파'인 것까지 네이밍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이 작품은 공기의 부족의 마지막 생존자 아앙이 물, 불, 공기, 흙의 네 가지 원소를 모두 다룰 수 있는 힘을 가진 '아바타'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각각의 원소를 다루는 기술을 '벤딩'이라고 하고 이러한 원소를 다루는 기술을 쓰는 사람을 '벤더'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바타의 부제가 아앙의 전설이지만 원작의 부제는 '더 라스트 에어벤더'인 이유도 아앙이 에어 벤딩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벤더이기 때문이다.
왜 아앙 혼자 살아남았는지는 작품을 보다가 보면 알 수 있다.
이 작품의 주요 악당은 불의 제국 사람 들이댜.
예전엔 물의 부족, 흙의 왕국, 불의 제국, 공기의 유목민이 균형을 이루고 살고 있었는데 불의 제국 사람들이 전쟁을 선포하여 세상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아바타의 존재 의의가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불의 제국과 아앙과도 적대관계가 된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즌1~3까지 애니메이션 <아바타 아앙의 전설>의 모든 에피소드를 볼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 한국어 더빙도 제공하기 때문에 더빙이 익숙한 시청자들도 다시 한번 향수에 젖어볼 수 있겠다.
한 화가 20분 정도 되는 짧은 길이로 부담 없는 것도 장점이다.
필자도 드라마 소식을 듣고 기대에 부풀어 최근 모든 화를 정주행 했다.
아바타? 그래서 재밌어?
일단 이 작품은 물, 바람, 공기, 흙의 원소를 다루는 벤더들이 등장한다.
오래된 애니메이션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꽤나 독창적이고 멋있는 벤딩 기술이 등장하며 최근, 드라마화 소식을 듣고 다시 봤을 때는 실사화가 기대되는 장면들도 꽤나 많았다.
따라서 드라마에서 CG만 잘 사용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볼만한 작품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고편으로 미루어봤을 때는 그 기대가 실제가 될 확률도 높아 보인다.
드라마 <아바타 아앙의 전설>의 예고편 속 전투 장면
그런데 이 작품의 매력은 단지 화려한 기술만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놀랐던 점은 어린이 애니메이션이지만 스토리와 세계관이 탄탄하고 1회성으로 버리는 캐릭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여기서 등장했던 설정이 저기서도 쓰이고 어떤 화에 출연했던 되게 비중 없어 보이는 캐릭터가 나중에 또 등장하는 식으로 그냥 화수 채우기용이 아닌 개연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많다.
원작이 탄탄하기 때문에 실사 드라마는 원작을 그대로 재현만 해주면서 화려한 볼거리로 눈을 사로잡아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역시 예고편을 보면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빼다 박은 장면이 많기 때문에 스토리나 세계관은 크게 건드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 영화로도 있지 않아?
그렇다... 아바타의 실사화는 사실 2010년에도 이루어졌다.
<라스트 에어벤더>라는 영화로 국내에도 개봉한 적이 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라스트 에어벤더>의 포스터
우리에게는 <식스 센스>나 <23 아이덴티티>로 익숙한 감독 무려 M. 나이트 사말란이 감독을 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실제로 본 사람들이 느끼는 것처럼 이 영화는 정말 영화라고 부르기 힘든 수준의 퀄리티로 원작 파괴와 함께 배우들의 발연기로 보는 사람을 경악케 한다.
필자도 실제로 최근에 아앙의 전설 애니메이션 정주행을 마치고 다시 한번 이 영화를 감상했다.
분명 기억 속에서는 나름 준수한 CG의 재밌는 영화였는데 추억 보정이라는 게 위험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전 세계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이 다르지 않았는지 이 영화는 엄청난 혹평으로 후속 편은 나오지 않았다.
혹여나 이 영화 때문에 드라마를 보기 주저하는 분들이 있다면 부디 드라마에 시청의 기회를 주길 바란다.
마치며
필자는 능력자물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능력자물 중에서도 속성 공격이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그리고 필자에게 속성의 근본은 물, 불, 바람, 흙이다.
왜 그 네 가지가 근본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뚜렷하게 대비가 되면서도 보완도 가능한 것이 물, 불, 바람, 흙이어서가 아닐까?
그래서 어떤 속성이 어떤 속성에게는 약하지만 또 그 속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보여주기도 하고 다른 속성의 도움을 받기도 하는 그림이 연출이 되어서는 아닐까?
2월 22일에 공개될 아바타의 실사 드라마도 필자에게 이런 뽕맛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