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일이 있어 일찍 일어났다. 다리가 뻐근해 주저앉는다. 무릎이 부었다. 나설 수 없는 상황에 당황한다. 괜찮다고 다독거렸다. 별 것 아니다.
택배가 왔다. 박스에 소키라는 비누가 들었다. 설거지를 좋아한다. 뽀드득 소리는 그리운 음악 같다. 설 마른행주 내가 역겹다. 살갗을 짓이기듯 쑤셔 비빈다.
행주 전용 비누는 처음 쓴다. 빨랫비누보다 작고 앙증맞다. 신기하게 냄새가 사라진다. 신나서 낡은 싱크대를 박박 닦았다. 절망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