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된 백순이에게

by Moon

노년에 접어든 너

한 단계 높은 진화를 맞닥트렸구나

혼자가 되었음을 아는 거

상당히 고등한 거거든


너와 같이 태어나

평생 네 옆에 있던 존재

그 녀석이 너만 두고

돌아오지 못할 산책을 떠난 거

그것을 끝내 인정하는 거

고등하다는 우리에게도

쉬운 일 아니거든


옆 사람들과 눈 마주쳐 마음 나누고

기쁜 웃음 거리낌 없을 때에도

마음 그늘 한 구석

이끼처럼 서늘하게 자리 잡은

언젠가 혼자 될 거라는 미지의 감각을

미리 느끼는 거

그거 상당히 고등한 거거든


네 짝을 부르는 짖음이 멎는 날

우리는 알게 되겠지

노년의 하얀 개 한 마리

온 본능 다해 외로움을 이해했다고

그 깨달음은 흙에서 흙으로

먼지들의 소곤거림 속에서 전수된다고

그 소리가 밝은 귀에 닿을 때

옆 마을 개들마저 들척거리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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