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가 알을 깠다
좀 먹히겠지 싶어
도망치지 않았다
맡기고 유유히 뒤돌아 볼 것도 없었다
완전하게 자유로웠다
막을 뽁ㅡ 뚫고 꿈틀대더니
또 구더기를 낳았다
하나씩 기어 나와
흩어지곤 사라져 버렸다
징그러워 형체를 놓쳤다
상상으로 만졌다
근지러운 감각을 끄적였다
써지지 않았다
기억에서 잊고 없애버렸다
잃어버리고 나서야
유일하게 울 뻔했다
멈춘 문자로는
기억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환상처럼 들려왔다만
본질이 늘 그렇듯 허탈했다
알은 시끄럽게 툭툭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