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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Jul 30. 2023

아내와 나

23.07.29.토요일

픽사의 애니메이션 '업'을 봤다.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갖고난 뒤, 디즈니 플러스를 딱 한 달만 구독하기로 마음먹었다. 2,3주 전엔가 영화관에 가서 엘리멘탈을 본 것을 시작으로, 지난 주에는 '카'를 봤고 오늘은 '업'을 본 것이다. (지난 주에 '카'를 봤다고 하기는 좀 그렇다. 보다가 잠들었기 때문에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업'의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앞 부분에 몰려있는 것 같다. 주인공이 어린 시절 아내를 만나 함께 결혼을 하고 마침내 아내가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는 내용이 짤막하게 다뤄지는데, 오히려 짤막하게 다뤄진 탓에 인생이 이토록 짧은가 하는 생각을 자아낸다. 옆에서 함께 영화를 보던 아내의 눈에서도 눈물이 쥬륵 한바가지 흘러나온다.

지금 나는 서른셋, 아내는 스물아홉이다. 언젠가... 어쩌면 생각보다 빨리 아내와 나 둘다 저렇게 나이먹어 흰머리 지긋한 노인이 되는 시점이 오겠지. 그리고 둘 중 하나가 먼저 세상을 뜨게 될 것이다. 그런 날이 오기를 정말로 바라지 않지만, 정말로 찾아올 것이다. 다시 한번, 나의 삶은 아내와 함께 하는 것 그 외에 다른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낮에 참여했던 명상춤 시간에도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쭉 훑어보는 작업을 하였다. 그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삶은 아내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는 점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내를 제외한 다른 것들에 신경을 끄겠다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주어진 것에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되, 동시에 내가 원하는 것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궁극적으로 아내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그 방향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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