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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복지사 박동현 Sep 26. 2020

다시 나를 세운 '격려의 글'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3부.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4-6장. 일하고 싶은 곳으로 찾아가라 '사회복지 실습' [다시 나를 세운 '격려의 글']



# 힘들 때 다시 나를 세운 ‘격려의 글’


지금까지 실습 기관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과정까지 한번 알아봤다. 이 과정을 거치면 드디어 사회복지실습을 하게 된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보통 실습 최종 합격을 하고 나서 실습을 하기 전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 동안 실습기관에서 과제를 주기도 하고 학교에서 ‘실습 계획서’ 또는 ‘기관 분석 보고서’ 등의 과제를 주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실습에 들어가기 전 기관에 대한 공부와 실습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실습이 시작하기 전 준비하는 과정에 한 가지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격려의 글’이다.     


앞으로 시작될 실습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처음 보는 기관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자신을 보면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지?’하는 생각도 들것이다. 실습 중 한 번은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울음이 턱 끝까지 찰 때가 올 것이다. 이렇게 흔들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의 응원이 아닐까 싶다. 힘들고 지쳐 그만하고 싶을 때 자신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 없던 힘도 다시 날 것이다. 그렇기에 이 ‘격려의 글’을 강력하게 권한다.      


‘격려의 글’? 그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것이다. 이제 설명해주겠다.

내가 실습을 했던 기관에서는 실습 전 지인들에게 이번 실습 지원을 할 때 제출했던 자기소개서와 지원서를 보여주고 ‘기관에 하시고 싶은 말씀’과 ‘지원자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으로 칭찬, 지지, 격려, 조언, 당부, 축복의 이야기를 받아오는 ‘격려의 글’이라는 과제 아닌 과제를 내주었다. 나도 처음에는 ‘이건 뭐지?’ 했다. 내가 쓴 글을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고 쑥스러웠다. 누구한테 보여주고 격려의 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민망했다. 그럼에도 실습기관에서 내주는 과제니 해야 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내가 쓴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지인들에게 보여주었다. 고모, 여자 친구, 고등학교 동기, 대학교 친구들, 같이 사회복지를 공부했던 친구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습담당 교수님께도 드렸다. 총 8명에게 격려의 글을, 격려의 편지를 받을 수 있었다.

기관에서 과제로 내준 '격려의 글' 양식


이렇게 받은 격려의 글을 실습 전 A4용지 크기로 출력하여 파일철에 모아 실습지에 가져갔다. 본격적으로 실습을 시작하기 전 첫날, 실습생들이 모두 모여 함께 앉아 각자가 받은 격려의 글을 한 편씩 낭독하면서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한 명 한 명씩 자기 격려의 글을 읽는데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너무나 오글거릴 것 같았지만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평소에는 오글거려하지 못했을 말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마음을 정성 들여 글로 풀어내니 더 큰 감동이 되었다.      


지원자는 항상 저에게 의지가 되는 좋은 친구입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원자를 따뜻한 행동과 말을 통해 저 스스로를 더 귀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지원자를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원자는 사람을 사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보는 그 사람의 모습을 믿고 지지해 줄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지원자의 장점을 통해 저 또한 저의 장점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격려의 글 중 발췌-     


부족하고 미숙한 모습들도 봐왔을 친구였을 텐데 내가 가지고 있는 좋은 모습들을 기억해주고 칭찬을 해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났다.     


이렇게 돌아가며 실습생 각자가 받아온 격려의 글을 읽었다. 다른 친구들의 격려의 글을 들으니 무채색 같았던 한 명 한 명의 실습생들이 하나의 꽃으로 피어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사랑받는 친구구나, 이렇게 대단한 친구구나, 이렇게 멋있는 친구구나 하며 다시 한번 이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실습을 하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실습 중간중간 힘이 들 때면 이 격려의 글을 읽었다. 힘이 되었고 위로가 되었고 용기가 되었다. 그렇기에 실습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격려의 글을 권하는 바다. 실습기관에서 과제로 내주지 않았더라도 혼자서라도 실천해봤으면 좋겠다. 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다면 사회복지실습 과제라고 하고 보여주고 격려의 글을 받아라. 분명 이 글은 실습을 할 때뿐만 아니라 당신의 평생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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