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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복지사 박동현 Dec 12. 2020

깊이를 위한 책 읽기 '계독'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4부.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2장. 끊임없는 독서와 기록만이 살길이다 '독서법'


 다들 이러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열심히 책을 다 읽었는데 며칠이나 지났을까? 다른 사람에게 책 소개를 해주고 싶은데 이미 머릿속에 책 내용이 다 날아가버려서 ‘음, 그 책 좋아. 읽어봐.’ 정도의 이야기 밖에는 할 수 없었을 때. 창피하고 ‘이럴 거였으면 책을 왜 읽었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버린 경험. 나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더더욱 그런 경험이 많았다. 그래서 어느 날 ‘이렇게 책을 읽다가는 그냥 ’ 책을 읽는다는 것‘외에는 남는 것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 읽기에 관해 조언을 주는 책들을 이리저리 찾아보게 되었다. 『책은 도끼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생각하는 인문학』, 『완벽한 공부법』,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 『인디고 서원에서 행복한 책 읽기』 등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담긴 책들을 가리지 않고 빌리고 사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여러 책들이 말하는 독서법 중에서 공통적인 부분들과 나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했다. 그렇게 조금씩 남는 독서를 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었다. 지금부터는 여러 책들을 읽으며 나름대로 정리한 독서법을 간략하게 나눠보려고 한다.


책 읽기에 도움을 받은 책들


# 깊이와 넓이를 위한 책 읽기 T자형 독서법


 첫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책 읽기 방법은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에 대한 독서법이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T자형 독서법‘이다. T자형 독서법은 한 곳의 땅을 파듯이 ‘어떤 한 분야나 주제를 정해서 그 계보에 따른 책들을 많이 읽는’ 계독(|)과 ‘특정 주제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책을 읽는’ 남독(―)을 섞어놓은 책 읽기 방식이다. 깊이와 넓이를 함께 가져갈 수 있는 독서방법으로 그 방향성을 합쳐서 T자형 독서방법이라고 이름을 붙여놓은 것이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이 방법을 추천하는 이유는 사회복지사는 ‘돕는 전문가’이자 ‘멀티 플레이어’ 이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와 동시에 우리가 만나야 할 대상자, 당사자들의 필요에 따라 그에 맞는 서비스들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 깊이를 위한 책 읽기 '계독' 

 『마스터리의 법칙』을 쓴 로버트 그린은 ‘특정 분야에 이끌리는 깊고 강한 성향이 마스터를 만드는 것이다. 확고한 내적 동기가 있으니 마스터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각자 좋아하는 음악도 각양각색이듯이 책을 읽을 때에도 그렇다. 각자가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분야가 있다. 나의 경우 고등학교 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하기 싫을 때면 도서관에 있는 책을 이것저것 꺼내봤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심리학 책들을 보게 되었는데 다른 책들을 볼 때보다 집중이 되고 재미가 있어서 관련 책들을 계속 빌려 봤던 경험이 있다. 그 경험으로 대학교 전공을 정할 때 자연스레 상담심리를 복수전공으로 선택해 공부하게 되기도 했었다.


이렇듯, 누구에게나 조금 더 관심이 가는 분야가 있다.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책들을 10권 정도 읽어 나간다면 그 분야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1시간 정도는 너끈히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준 전문가 정도의 수준은 된다. 사회복지를 공부한다면 학교에서 공부하는 교과서 외에 관련 책을 꾸준히 읽어나가길 추천한다.  



  # 계독의 순서

 조금 더 덧붙이자면 계독을 할 때 순서가 있다. 어린아이가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고 해서 커다란 고기를 덩어리째 소화할 수 없듯이 책을 읽을 때도 입문자부터 고수가 되기까지 그 단계별로 읽으면 좋은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워밍업’ 단계로 대중들이 읽기에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입문자용 책들이 있다. 두꺼운 교과서 말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그런 것들이다. 사회복지분야에서는 직간접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들, 『똥꽃』,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몽실언니』,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등과 같은 소설, 동화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책들을 읽으며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두 번째 단계는 ‘고전 읽기’로 그 분야의 대표적인 고전들을 읽는 단계이다. 보통 학교를 다니면서 수업에 서평 책으로 교수님들이 추천해 주시는 책들이 이런 책일 것이다. 인보관의 최초 모델인 ‘헐 하우스’를 세운 제인 애덤스의 에세이인 『헐 하우스에서 20년』, 마을 공동체의 원형을 보여주는 책 『오래된 미래』, 세계 곳곳에 만연한 빈곤과 불평등과 우리 삶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등의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세 번째 단계는 ‘최근의 이론이 접목된 훌륭한 이론서’들을 읽는 단계이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배우는 것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복지제도, 사회체제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들을 인식하며 성찰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독서 단계이다. 자유시장과 복지제도에 대한 성찰이 담긴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경제 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등의 책을 읽으며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단계는 ‘트렌드 따라가기’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각 분야마다 핫한 주제에 대한 독서를 하는 단계이다. 사회복지라는 분야 안에서 사회적 흐름에 따라 트렌드가 계속해서 옮겨간다. 무상복지, 청년수당, 사회적 경제, 마을 만들기 사업 등 시간이 지나며 주목을 받게 되는 주제들이 있다. 그 주제들에 관련한 책들과 정보들을 읽으며 따라갈 필요가 있다.


 여기까지 계독을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실용적 매뉴얼을 나눠봤다. 물론 이렇게 단계별로 꼭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 또한 칼같이 이 단계에 따라 책을 읽지는 못했다. 1단계에서 4단계를 오르내리며 책을 읽고 있는 것 같다. 다만 확실히 이 단계를 거쳐서 읽었을 때 내용을 소화하기 더 용이하기에 추천을 하는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넓이를 위한 책 읽기 방법인 '남독'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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