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소심한 사람이여! 성공하고 싶다면 양다리를 걸쳐라!"
저자는 소심한 사람이다. 그가 출간한 책 제목이 『양다리의 힘』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도전과 성공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결코 쓸 수 없는 단어가 ‘양다리’일 것이다. 모든 걸 걸고 올인한 후 성취감을 만끽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김민태 작가는 2002년 방송을 시작한 EBS 프로듀서다. 『아이의 사생활』, 『사비성』, 『퍼펙트 베이비』 등 굵직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20년 넘게 직장인으로 살아오며 동시에 4권을 출간한 작가이다. 저자는 대표적인 양다리 전략의 달인인 셈이다. 전쟁터 같은 직장 다니며, 책을 출간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란 사실, 월급쟁이라면 다 안다.
나도 소심한 사람이다. 최근 출간한 책 제목이 『소심한 중년은 안전한 투자에 끌린다』를 봐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살면서 ‘도전’이란 벽 앞에서 얼마나 마음 졸이며 고민했던가. ‘성공한 사람들은 도전을 디딤돌 삼아 잘도 날아오르건만’이라고 자책하며 우물쭈물하는 내가 미웠다.
특히 1인기업을 운영하며, ‘나홀로 비즈니스’로 성공한 강사를 많이 만나 더 우울했다. 잘 나가는 그들의 삶과 비교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 『양다리의 힘』을 읽으며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내 마음에서 희망의 불꽃이 피어났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좌절과 자책감 동시에 성공과 뿌듯함을 느끼던 순간이 떠올랐다.
이 책의 장점은 첫째, 읽기 쉽다. 저자는 단문을 사용해 주로 글을 썼다. 둘째, 사례가 많이 나와 재미있다. 글이 술술 읽히기에 지루하지 않다. 셋째가 중요하다. 통찰력 있는 메시지가 자주 등장해, 읽는 독자에게 성장을 느끼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관점이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은 ‘성공 스토리의 함정’에 대한 부분이다. 자주 듣는 성공자들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진진하다. 흙수저 출신이 대다수이며, 그토록 어려운 상황을 잘도 극복하기 때문이다. 망해가는 회사를 어렵게 살려내고, 풀기 어려운 문제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해 해결책을 찾아낸다.
하지만 김민태 저자는 실제 주인공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방송이나 미디어에서 소개하는 내용보다 인터뷰 등 실제 그들이 어떻게 그 길을 걸어왔는지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은 이야기에 주목한 것이다. 관점의 차이다. 성공자 이야기를 글로 쓰는 작가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글을 써야만 한다. 매출과 조회수는 현실이니까.
이 책에서는 ‘배달의 민족’ CEO 김봉진, 와비파퍼 창업자들, 명연설가 마틴 루터 깅 목사, 애플의 스티브 워즈니악, 권투 선수 출신 건축가 안도 다다오 등 위인을 언급한다. 이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봐야 함을 강조한다. 동시에 이들은 위인이기 이전에 인간이고 도전하기 전에 두려움으로 가득한 범인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소심한 사람은 안전을 중요하게 여긴다. 삶을 전투하듯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도 있지만, 이들은 평온함을 추구한다. 간절함은 불가능한 성취를 이루는 힘이 있지만, 나와 주변을 살피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신중한 사람은 느리게 보이지만, 달팽이처럼 끝까지 가는 힘이 있다. 간절함보다 '안전함'이 그들을 자유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도전과 변화가 두려운 사람은 꼭 이 책을 읽어보자. 양다리 전략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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