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누워 지내는 삶

장모님의 일상

by 안상현

아침이면 먼저 화장실을 가신다. 밤새 통증과 화장실을 오가느라 깊이 잠든 기억이 까마득하다. 깨어났지만, 앉아 있는 것도 힘겨우시다. 아내가 아침을 차려드린다. 입맛은 없어도 몇 수저 겨우 목을 넘기고, 영양제와 약도 꼬박꼬박 챙겨 드신다.


밥을 먹으면 다시 졸음이 온다. 소파는 어느새 낮잠과 밤잠을 청하는 또 하나의 침대가 되었다. TV를 틀어 놓고 잠깐 화면을 본다. 하지만 금세 눈이 감긴다. 또 잠이 쏟아진다. 점심시간이 되면 따끈한 밥과 반찬이 준비된다. 딸아이가 갓 만든 음식은 특히나 더 맛있다.


오후엔 야구 경기를 본다. 노래 경연보다 더 좋아하는 최애 프로그램이다. 한화 이글스가 이기면 유독 기분이 좋으시다. 하지만 몇 회쯤 진행됐는지도 모를 즈음, 또 졸음이 몰려온다. 소파에 기대어 다시 눈을 감으신다.


이 모습은 요즘 우리 집에 머무는 장모님의 일상이다. 병원에서는 더 치료할 게 없으니 요양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온종일 밥 먹고 누워 지내는 삶, 그 속엔 어떤 감정과 어떤 의미가 있을까. 몸은 쉬고 있지만, 마음은 어떤 시간을 살고 있을까. 그 생각이 종일 마음 한쪽에 맴돈다.


#장모님일상 #하루5분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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