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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글이 잘 써지지 않을까?

글쓰기 방법

by 안상현

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이 있다. 머릿속에 하고 싶은 말은 어렴풋이 있는 것 같은데, 막상 키보드를 두드리면 문장이 완성이 안 된다. 뭔가 틀린 건 아닌데, 어딘가 낯설고 어색하다.


생각해보면 이유는 단순하다.

첫째, 내 생각을 드러내 본 적이 없다.

둘째,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다.

셋째, 아는 게 없다.


내 생각을 드러내 본 적이 없다는 건, 내 안의 문장을 꺼내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정답을 말하는 훈련’을 받아왔다. 시험에서, 발표에서, 면접에서 남에게 맞춰야 했던 시간들. 그래서 ‘나’를 꺼내는 글쓰기는 낯설다. 거울 속 내 얼굴을 처음 보는 것처럼 어색하다.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다는 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글도 근육이다. 자주 써야 자연스러워진다. 꾸준히 써야 비로소 흐름이 보이고, 자주 써야 문장들이 내 것이 된다. 하루 한 줄이라도 써보는 것, 그게 시작이다.


아는 게 없다는 생각은 글쓰기 앞에서 스스로를 주저앉히는 가장 흔한 이유다. 하지만 정말 그런가? 내가 겪은 일, 느낀 감정, 고민한 흔적은 오직 나만이 쓸 수 있는 고유한 콘텐츠다. 모르기 때문에 쓰는 글도 있다. 잘 몰라서 더 궁금하고, 그래서 더 진심이 담긴다. 글은 완성된 지식을 말하는 게 아니라, 모르는 걸 질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땐, 잘못된 게 아니라 아직 시작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해주자. “나는 이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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