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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답을 말하고 인간은 답을 고른다

글쓰기 인문학

by 안상현

AI 시대에 AI를 활용하는 능력은 정말 중요하다. 검색, 분석, 기획, 글쓰기 등 수많은 일들을 AI가 대신한다. 누군가는 이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따라잡고, 또 누군가는 낯설어하며 뒤처진다. 확실한 건, AI 활용 능력은 앞으로 필수적인 역량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AI에게 지시한 업무를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능력도 동시에 길러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모든 걸 AI에게 맡긴다면, AI가 없을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힘이 없다면 결국 나는 도구의 종속자가 된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의존이 아니라 균형이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동시에 내가 가진 기본기와 사고력을 단련해야 한다. 글쓰기, 계산, 문제 해결, 창의적인 연결 능력 같은 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인간의 힘이다.


AI를 잘 쓰는 것도 능력이지만, AI 없이도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 그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우리는 AI 시대를 주도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도구보다 사람이다.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AI를 다루는 기술, 빠르게 지시하는 프롬프트 작성법을 떠올린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평가 능력이다.


AI는 스스로를 평가하지 못한다.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두고 “이건 부족하다”라거나 “이건 틀렸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다”고만 하고, 최종 선택은 사용자에게 맡긴다. 결국 AI가 아무리 많은 답을 제시해도, 무엇이 더 나은지 판단하는 건 인간의 몫이다.


평가 능력을 키우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한 분야의 전문성이다. 내가 잘 아는 분야가 있어야 AI가 제시하는 결과물이 적절한지, 깊이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전문성은 기준점을 제공한다. 둘째, 넓은 상식과 교양이다. 특정 분야만 알고 있다면 AI가 내놓은 창의적 연결이나 새로운 조합을 놓치게 된다. 다양한 영역을 두루 이해할 때 AI의 답을 더 풍성하게 평가할 수 있다.


전문성과 교양,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룰 때 AI 결과물의 가치를 제대로 판별할 수 있다. 앞으로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단순히 ‘AI를 쓸 줄 아는가’가 아니라, ‘AI가 낸 답을 얼마나 잘 평가하는가’에서 갈라질 것이다.


AI의 답을 무조건 믿는 사람은 그저 결과를 소비하는 데 그친다. AI의 답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필요에 따라 수정하고, 맥락을 보강할 줄 아는 사람은 AI를 진짜 도구로 만든다. AI가 없는 시대에는 직접 답을 찾아야 했다. AI 시대에는 수많은 답이 쏟아진다. 이제 중요한 건 그 답을 고르고, 가려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다듬는 평가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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