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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정답이 되는 순간

글쓰기 인문학

by 안상현

드라마 음악 작업을 하던 정재형 작곡가는 끝없이 수정에 매달리고 있었다. 마스터링 작업을 여러 번 반복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때 김형석 작곡가가 조용히 말했다.


“재형아, 우리 나이쯤 되면 이제 네가 말하는 게 정답인 거야.”


그 한마디가 모든 걸 멈추게 했다. 정재형은 고민을 내려놓고, 마지막으로 수정하던 마스터링을 과감히 버렸다. “지금의 내 감각이 음악이다.” 그렇게 믿기로 한 것이다.


젊을 때는 완벽을 추구한다. 정답이 어딘가에 있을 것 같고, 더 고치면 더 나아질 거라 믿는다. 하지만 시간이 쌓이면 안다. 완벽은 늘 지향점일 뿐, 결국 나만의 감각이 ‘정답’이 되는 순간이 온다는 걸.


예술이든 글쓰기든 인생이든, 어느 순간부터는 “더 잘하려는 노력”보다 “지금의 나를 믿는 용기”가 중요해진다. 성장은 끊임없는 수정에서 이루어지지만, 성숙은 더 이상 불안을 품지 않는 순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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