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 삶은 글로 완성된다

글쓰기 인문학

by 안상현

인공지능에게 가장 어려운 점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언어의 온도는 알지만, 그 온기를 직접 느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 AI는 자연현상인 '비'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정작 비바람을 맞으며 떨었던 기억은 없다. 자녀와의 갈등으로 마음 아파할 때 위로의 문장을 선택할 수는 있어도, 그 아픈 심정을 온몸으로 느끼지는 못한다. 게다가 말보다 깊은 침묵, 그 행간의 떨림을 읽어내는 일은 그들에게 영원한 난제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간 고유의 감각을 더 치열하게 활용해야 한다. 비의 성분을 분석하는 대신 비에 젖은 차가움을 글로 적어야 하고,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기보다 상처받은 마음을 투박하게나마 기록해야 한다.


그리고 언어로 담기 힘든 그 미묘한 차이를 사색의 주제로 삼아 고민해 보는 것. 그리하여 모든 경험을 글로 남기는 것, 그것이 인간이 자기 삶을 완성하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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