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 것처럼

글쓰기 루틴

by 안상현

사람들은 묻는다. "요즘 좀 나아졌어?" 그 질문 속에는 연봉이 올랐는지, 집을 넓혔는지, 지위가 높아졌는지에 대한 기대가 들어 있다. 우리는 늘 '더 위로' 가는 것을 성장이라 배웠기 때문이다. 나는 다르게 묻고 싶다. "어떤 일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나아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은 제자리에 멈춰 있는 것이 아니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 것처럼 치열하게 현상을 유지하며 밀도를 높이고 있는 과정이다. 나무를 보라.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린다. 위로 자라는 것만이 성장이 아니다. 속이 깊어지고, 뿌리가 굵어지는 것도 성장이다.


불안해하지 말자.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반복하고 있다고 해서 정체된 것이 아니다. 성장이나 확장 대신 깊어지고 단단해지는 중이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린 어제보다 분명히 더 깊은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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