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음식점들을 공통점이 하나 있다. 자극적인 조미료 대신 원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내는 데 집중한다. 싱싱한 채소의 단맛, 잘 숙성된 고기의 고소함,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의 깊은 맛. 이런 재료들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진짜 맛'이 탄생한다.
그런데 이런 식당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인공 조미료의 강렬한 짠맛과 단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처음에 "어라, 왜 이렇게 심심해?"라는 평가를 듣기 쉽다. 은은한 본연의 맛을 알아챌 만큼 섬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그 맛을 접하다 보면, 어느덧 깊은 맛에 사로잡힌다. 결국 단골이 되는 것이다.
인간관계도 이와 참 닮았다. 어떤 이들은 자신을 소개할 때 화려한 조미료를 듬뿍 뿌린다. 현란한 수식어, 대단해 보이는 경력, 상대를 압도하려는 태도. 물론 처음에는 그 화려함에 눈길이 간다. 하지만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하듯, 그런 관계는 허무하고 피곤함만 남는다.
좋은 관계는 '조미료 없는 음식' 같다. 굳이 나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고, 내 본연의 모습을 은은하게 드러낼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과의 대화는 처음엔 조금 밋밋할지 몰라도, 시간이 갈수록 진심을 느낀다.
딸아, 아빠는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길 바란다. 처음 만났을 때 눈과 귀를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어도 괜찮아. 대신 너라는 사람의 '원재료'를 단단하게 가꾸렴. 정직함, 성실함, 그리고 타인을 향한 따뜻한 시선 같은 것들 말이다.
처음엔 네 진가를 몰라보고 지나치는 사람도 있을 거야. 하지만 실망할 필요 없단다. 너의 은은한 향기와 깊은 맛을 알아본 사람들은 반드시 너의 '단골'이 될 것이고, 그런 관계야말로 변하지 않고 오래갈 수밖에 없단다.